홍콩 세관 “미신고 화물이므로 압류” 주장…실제로는 대만과 합동훈련 문제 삼아
  • 홍콩 세관의 '싱가포르 장갑차 압류사건'은 현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SCMP 11월 29일자 관련보도 캡쳐
    ▲ 홍콩 세관의 '싱가포르 장갑차 압류사건'은 현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SCMP 11월 29일자 관련보도 캡쳐


    中공산당의 행패가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모양새다. 한국, 대만, 일본 등에 이어 이제는 싱가포르에게도 ‘시비’를 걸고 있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 세관은 지난 11월 23일 콰이충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화물선에 장갑차 9대와 관련 부품을 발견했다며 이를 압류했다. 명목은 ‘미신고 물품 반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장갑차는 대만과 합동훈련을 마친 뒤 본국으로 귀환하던, 싱가포르 군의 현용 장갑차다. 해당 화물선은 대만에서 싱가포르로 돌아가는 길에 홍콩을 경유했는데 홍콩 세관이 이를 압류한 것이었다.

    中공산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홍콩 매체들은 이번 '장갑차 압류사건'이 "싱가포르가 남지나해 영유권 분쟁에서 미국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주로 내놓고 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들은 “中공산당이 대만과 군사훈련을 실시한 싱가포르를 길들이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6년 1월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이 대만 총통에 당선된 뒤 계속된 압박의 연장선이라는 설명이다.

    中공산당의 태도를 보면, 외신들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中공산당은 “그 어떤 나라도 대만과 군사적 협력을 해서는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싱가포르 측에 장갑차 반환을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中공산당의 억지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방부는 지난 11월 25일 해당 화물선으로 자국 장갑차를 운송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장갑차 이외에 실탄 등 민감한 문제가 될 무기는 없다”며 홍콩 세관 측에 교섭을 요청했다고 한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어 11월 29일에는 응 엔 헨 국방장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와 자국 장갑차가 홍콩 세관에 억류된 경위를 설명한 뒤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며, 상황을 파악한 뒤 회수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응 엔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운송업체 APL과 홍콩 세관의 회의를 지켜본 뒤 싱가포르 군 관계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후 장갑차 회수를 위한 절차에 착수, 모든 규정을 준수하면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중국과 싸울 생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中공산당은 여전히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겅솽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월 28일 “장갑차 압류와 관련해 싱가포르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중국 법률을 준수하며, 후속 조치를 놓고 협력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고, 中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은 11월 29일 사설을 통해 “홍콩 세관이 압류한 싱가포르 장갑차들을 녹여버려야 한다”는 선동을 펼쳤다고 한다.

    SCMP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민들은 中공산당의 ‘행패’에 분노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되도록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홍콩 세관의 싱가포르 장갑차 압류 사건은 2010년 9월에 있었던 한국의 ‘K21 장갑차’ 압류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홍콩 세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전시회에 출품했다 귀국하던 한국 두산중공업의 ‘K21 장갑차’를 ‘미신고 품목’이라는 명목으로 압류, 한국 정부와 두산중공업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2개월 동안 돌려주지 않았다. 

    이후 한국 정부의 끈질긴 요청으로 ‘K21 장갑차’는 돌려받았지만, 세간에서는 “베끼기 좋아하는 中인민해방군이 이미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을 것”이라며, 中공산당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