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 호평… 떠난 손학규엔 "개헌파야말로 권력욕" 비난"3수는 없다"… 또 지키지 못할 약속 꺼내나
  • ▲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문재인 전 대표는 지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대의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비교적 잠잠한 '국기문란' 대북결재 사건, '전략적 정계은퇴 발언' 등 논란 사안이 산적해 일찌감치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는 2일 같은 당 이재명 시장을 '사이다'라고 표현하면서도 "어쨌든 사이다는 금방 또 목이 마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 정국에서 이 시장은 사이다다, 문 전 대표는 고구마라는 얘기가 있다'는 평과 관련,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며 "(내가 상대적으로) 그만큼 책임이 더 무겁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아주 좋은 거다. 야권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며 "나중에 누군가가 후보가 될 경우, 그 지지율이 다함께 모일 거라고 생각하고,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의 지지율도 상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의 상승세를 두둔한 것은 자신을 제외한 대권주자들의 지지도가 올라도 결과적으로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당 지도부부터 당원까지 친문(親文) 인사들이 대다수라 당내 경선에서 질리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도 당 대표부터 최고위원까지 친문 인사들이 대거 당선됐다.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를 향해서는 "지금 개헌하자, 제3지대 하자는 분들이야말로 권력욕(이 있는 게) 아니냐"며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개헌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현 시점에서의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문재인 전 대표 측을 겨냥해 "지금 이대로 가자는 자들이야말로 권력에 눈이 먼 정략집단"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여기에 대해서도 "저는 안경을 끼고 있지만 눈은 아주 멀쩡하다"고 직격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결국에는 자신이 대선주자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제가 엄연히 1번 주자여서, 새누리당의 온갖 계산과 장난에 의해 역사가 거꾸로 역행하지 않도록, 제가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이 국민의 심판을 모면하고, 다시 집권하려면 반드시 저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저는 그 역할을 끝까지 충실하게 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둔한 건 맞다. 아내가 저보고 곰이라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불법, 부당, 불의 같은 일에는 아주 예민하다. 전면에 나서는 그런 일이 오면 그때는 불같은 문재인, 호랑이 문재인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도 얼마든지 '사이다' 발언을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문재인 전 대표는 내년 대선 도전과 관련 "3수는 없다"며 이번이 마지막 도전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총선때도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한 바 있어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는 4·13 총선 때 광주를 방문해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도 안 나가고 정계 은퇴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총선 결과 민주당은 광주, 전남·전북 28석 중 3석만 건졌다. 호남이 문재인 전 대표를 완전히 버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음에도, 문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나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며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광주약속'에 대한 질문에 "만약 광주 시민들이나 호남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그 점은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당시 발언의 맥락을 살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당시 '정계은퇴' 약속이 정략적인 발언이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거짓말이었다는 고백에도 부끄러움 한 점 없는 사과다. 성의도 없고 감동도 없다"며 "더 이상 사욕을 위해 호남을 모욕하지 마라"고 문재인 전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