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이 ‘공출’ 못 낸 학생 처벌·왕따…가난한 학생들, 부모 일 도우려 출석 안 해
  • ▲ 당국의 행사에 강제동원된 북한 초등학생들. 북한에서는 학교 측이 나서서 가난한 학생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국의 행사에 강제동원된 북한 초등학생들. 북한에서는 학교 측이 나서서 가난한 학생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만약 한국에서 부모님 일을 돕는다고 학교에 가지 않거나, 학교에서 내라는 돈을 못 낸 가난한 가정의 학생을 교사가 앞장서서 ‘왕따’시킨다면 언론과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부 좌익진영이 ‘지상천국’으로 묘사하는 북한 사회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의 각급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전했다.

    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시의 각급 학교에서는 출석하지 않는 학생이 3분의 1일 넘는다고 한다. 일부 중학교에서는 한 반의 절반 이상 학생이 등교하지 않는다고. 어려운 가정 형편과 학교 측의 무리한 공출 요구 때문이라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매달 중국돈 30~50위안을 걷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해지원비용으로 초등학생은 고철 3kg, 중학생은 고철 5kg를 갖다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만약 고철을 가져오지 못하면 ‘현금’으로 내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출’을 착실히 바치는 학생과 가정형편 때문에 그렇지 못한 학생을 학교 측이 나서서 차별하고 있다는 점이다. 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공출’을 제대로 바치지 못한 학생에게는 체벌을 하고, 대놓고 차별대우를 해 이런 학생들은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측이 ‘공출’을 못낸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학급 학생 모두를 하교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행패를 부리기 때문이라고.

    즉 ‘부잣집 학생’은 학교는 물론 급우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반면 ‘가난한 집 학생’은 학교 측은 물론 학생들로부터도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뜻이었다.

    日‘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이것은 북한식 전체주의의 정말 나쁜 부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를 ‘북한식 차별대우’라고 지적했다.

    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가난한 집안 학생은 부모의 일을 도와 농사를 짓거나 약초를 캐러 산으로 가기 위해 아예 학교를 가지 않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와 접촉한 회령시 소식통에 따르면, 중학교 학생의 3분의 1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는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며 다수의 지방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당국이 무상교육을 내세워 ‘우리 교육제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선전하지만, 현실은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군대 지원, 외화벌이, 국가재정 등 체제 유지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당국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수해복구’ 명목으로 자금과 자재지원을 요구, 북한 사회 전체가 과도한 공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북한 김정은 체제 비판 분석을 덧붙였다.

    日‘아시아프레스’가 전한 소식대로면, 김정은 집단은 선전매체를 통해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일상생활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빈부격차와 일제 강점기를 능가하는 수탈 등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