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스콤 "美제재 따른 결정…北 협력사 '고려링크'는 계속 운영"
  • ▲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북한 내 금융 자회사 오라뱅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의 첫 이행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관련 '데일리뉴스 이집트' 기사 일부.ⓒ'데일리뉴스 이집트' 홈페이지 캡쳐
    ▲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북한 내 금융 자회사 오라뱅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의 첫 이행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관련 '데일리뉴스 이집트' 기사 일부.ⓒ'데일리뉴스 이집트' 홈페이지 캡쳐

    북한 당국과 협력해 통신사업을 펼쳐온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 미디어&테크놀러지(OTMT, 이하 오라스콤)'가 북한 내 금융 자회사 '오라뱅크'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 안보리)가 지난 11월 30일 내놓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321호의 첫 이행 사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 일간 '데일리뉴스 이집트'에 따르면 오라스콤은 지난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결정은) 美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로 인한 것"이라며 "오라뱅크의 모든 현금과 유동성 자산을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 보도와 관련해 "오라스콤이 (폐쇄를)공시했다는 내용을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다만 오라스콤 측이) 직접 폐쇄를 했는지 여부는 좀 시간을 들여서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오라뱅크 폐쇄를 결정한 오라스콤은 그러나 "북한 내 협력사인 '고려링크'는 OFAC의 제재에도 불구, 계속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라스콤은 2008년, 향후 4년 동안 총 4억 달러(한화 약 4,690억 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오라스콤과 북한 체신성은 각각 지분의 75%, 25%를 투자해 고려링크를 설립했고, 북한 내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9월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밝힌 오라스콤의 상반기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오라스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이로 인한 고려링크 영업이익의 외부 반출 문제 등을 이유로 2015년 9월 고려링크를 계열사에서 협력사로 전환했다.

    또한 오라스콤의 고려링크 협력사 전환 결정에는 북한 당국의 비협조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라스콤은 이 과정에서 4억 7,000만 달러(한화 약 5,51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한다.

    오라스콤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30일 기준 고려링크의 상반기 이익은 약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876억 원)를 기록, 2015년 같은 기간보다 35% 줄어들었다.

    한편 아랍권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회사이기도 한 오라스콤의 최고경영자 나지브 사위리스가 2017년 1월 전격 사임한다고 英'로이터'가 지난 4일 오라스콤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지브의 퇴진은 향후 오라스콤과 북한과의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