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수도가 된 예루살렘, 1967년 6월 3차 중동전쟁 이후 대사관 모두 이전
  • ▲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駐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駐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美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내가 당선되면, 텔아비브에 있는 美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이 주장이 유세 도중에 나온 빈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 폴리티코,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가 이스라엘 주재 美대사관을 현재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켈리언 콘웨이 선임 자문의 이야기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들에 따르면, 켈리언 콘웨이 선임 자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파 논객 ‘휴 휴잇’이 진행하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스라엘 주재 美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일은 트럼프 당선자에게는 아주 높은 우선순위의 일”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개인적으로 美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은 ‘타임 오브 이스라엘’ ‘예루살렘 포스트’ 같은 이스라엘 주요 언론을 통해서도 즉시 보도됐다.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美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美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게 어느 정도 의미인지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는 美정부의 중동 정책이 완전히 변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수교한 모든 나라의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있다. 2006년 8월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마지막 대사관, 엘살바도르와 에콰도르 대사관이 텔아비브로 이전하면서, 예루살렘은 대사관이 단 하나도 없는 국가 수도가 돼 버렸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1948년 건국 당시 수도는 예루살렘이 아니었다. 하지만 1950년 첫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자신감을 얻어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했다. 이때 예루살렘은 서예루살렘이었다. 이후 1967년까지 이스라엘과 수교한 나라 가운데 23개국이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게 됐다.

    하지만 1967년 6월 3차 중동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당시 요르단 국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점령, 지금까지 장악하고 있다. 이에 대한 주변 중동 무슬림 국가들의 압력이 거세지고, 미국과 유럽 국가에도 좌파 정권들이 들어서면서 예루살렘에 있던 외국 대사관들은 모두 텔아비브로 빠져 나가게 됐다.

    켈리언 콘웨이 선임고문의 말처럼 트럼프 당선자가 美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면, 이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주변 중동 이슬람 국가들의 대외관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