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vs 3만3천...진보-보수 기싸움 팽팽

점령군 촛불 “황교안 끌어내”, 도심 덮은 태극기 ‘장미꽃 퍼포먼스’

진보진영, “헌법재판관, 박근혜 마수에 맞장구 칠지 몰라” 노골적 비하

이길호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6.12.18 04: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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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호 기자
  • gilho9000@newdailybiz.co.kr
  • 정치부 국회팀 이길호입니다. 2015년 현재 국회에 계류된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은 북한인권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명실상부 7천만 국민의 인권과 행복을 대표하는 날까지 발로 뛰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 및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전면 폐기, 황교안 권한대행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촛불’의 행진과,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른 공정한 심판을 촉구하는 ‘태극기’의 행렬이, 17일 주말 서울도심에서 팽팽한 세(勢) 대결을 벌였다.

민주노총 등 1,500개 좌편향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끝까지 간다 VIP 즉각퇴진, 공범 처벌 적폐청산의 날'을 주제로, 17일 8차 촛불집회를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 퇴진콘서트를 시작으로 5시 본집회, 6시 30분부터는 행진을 각각 진행했다. 본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국무총리공관와 헌법재판소 100m 앞까지 행진했다.

자유총연맹과 애국시민연합, 재향경우회, 재향군인회 등 50여개 애국단체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참여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같은 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지하철 안국역 인근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상당수는 오후 2시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보수집회에도 참여해 태극기 물결을 이뤘다.


애국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 탄핵 원천 무효"를 외치면서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부터 서울역까지 행진했다. 청와대 인근에선 박 대통령을 응원하는 의미로, 담벼락에 장미꽃을 놓고 오는 '100만 송이 장미 대행진' 퍼포먼스도 벌였다.

양측은 경찰의 인도에 따라 이렇다할 물리적 충돌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서로를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경찰추산 6만 명(주최 측 65만 명), 애국집회는 3만3천 명(주최 측 50만 명)이다. 경찰은 질서유지를 위해 경력 228중대 1만8,000여 명을 배치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계기로, 1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는 모두 11회 열렸다. '촛불집회' 8회를 포함 민중총궐기 직전 2주 간의 사전집회, 민노총 등이 지난달 30일 강행한 '총파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이 퇴진한 뒤에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애국집회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이달 초부터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만큼,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집회는 2회 열렸다.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는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의 수가 급속하게 늘면서 퇴진행동 못지않게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주최 측은 "법치에 반한 탄핵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24일 밤에는 덕수궁 앞에서 야광 태극기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황교안을 구속하라"…촛불사냥 시작

퇴진행동은 이날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 촉구와 황교안 대통령 직무 권한대행의 사퇴 촉구에 초점을 맞춰 집회를 진행했다. 

본집회 무대에 오른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학교수라는 신분을 잊은 듯 헌법재판소와 재판관들을 향해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헌재는 나약한 기관이고 재판관들은 언제 어떻게 박근혜 일당의 마수에 맞장구 칠지 알 수 없다"며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헌재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헌재는 주권자의 명령을 받들어 박근혜를 즉각 탄핵해야 할 것", "탄핵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재판관들이 하는 게 아니다"라는 등의 정치적 구호를 내뱉었다. 

그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전날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와 관련해선 "박근혜가 '탄핵 사유를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며 "세월호 참사가 생명권을 직접 침해한 게 아니라고 하는데, 지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대통령이 할 말이냐"고 쏘아 붙였다.


박석운 퇴진운동 공동대표도 "헌재가 하루 빨리 탄핵결정을 하는 것이 국민 고통을 최소시키는 길"이라며 "조속한 탄핵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해선 "박근혜의 공범자이자 부역자인 황교안을 제일 먼저 쫓아내야 한다"며 "황교안은 박근혜에게까지 문자로 해고통보 받은 사람이 아닌가, 황교안이 대통령 놀이하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황교안은 법무부장관시절 국정원 댓글과 대선 부정선거 수사를 방해했고, 세월호 참사 때는 수사를 방해하다가 수사팀이 저항하자 인사개입을 했던 범죄자"라며, 속칭 진보진영과 야당의 그동안 주장해 온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는 "올해 안에 촛불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6가지를 제안하겠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세월호특별법 개정 ▲언론부역자 청산과 방송장악금지법 제정 ▲백남기특검 실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성과연봉제 중단 ▲사드배치 철회 등을 열거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총리공관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황교안이 총리 임명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세월호의 진실을 지우는 것", "황교안은 국정교과서와 사드배치 등 박근혜가 하던 짓을 똑같이 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펴면서, 황 권한대행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 "역사에 남을 정의로운 심판하라"

탄기국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담은 신문기사는 탄핵 사유가 못 된다"며 "마지막 보루인 헌재는 흔들리지 말고 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기각 결정을 호소했다. 

애국집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헌재는 반드시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며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인데, 언론 기사 15개와 검찰공소장 만으로 된 야당의 탄핵소추안으로 (심판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권영해 전 국방부장관은 "탄핵 1호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국회는 조사도 끝나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문재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헌재가 탄핵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중혁명을 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헌법 파괴행위를 막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박 대통령의 임기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국집회 참가자들은 ▲JTBC 태블릿PC 입수 경위 조사 ▲문재인 전 대표의 유엔인권결의안 북한 사전 결재 의혹 특검 실시 ▲언론의 무책임하고 편향된 보도 행태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 이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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