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기하긴 일러…비대위원장이 앞장서서 대통령 밟아선 안 돼"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20일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불가하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그는 20일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불가하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0일 의원총회서 유승민 3 불가론(不可論)을 폈다. 유승민 의원이 신뢰, 능력, 염치가 없으므로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서 "나는 이미 3 불가론을 작년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파동 때 주장한 적이 있다"면서 "세월이 흘렀지만 달라진 게 없다, 사람이 바뀌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비주류가 유승민 의원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키로 하면서 분당의 기로에 선 상태에서 진행됐다.

    친박계는 유승민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쥐면 친박계 의원들을 출당시키는 등 복수가 이뤄질 것을 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주류는 유승민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과 전권을 넘기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비주류가 주축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는 앞서 친박계 핵심 의원 명단을 '8적'이라며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김진태 의원의 이름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첫째로 유 의원이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는 신뢰고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온다"면서 "대통령의 입과 머리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신의 아이콘이 되면서, 이제는 무슨 말을 하더라도 믿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무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유승민 의원은 당내 분란의 원조 진앙지"라면서 "야당에도 매번 끌려다닐 거다.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거부권 사태에서 이미 증명됐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염치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당 소속 대통령을 앞장서서 탄핵의결 해놓고 무슨 낯으로 당권까지 잡겠다고 하느냐"면서 "정 그렇게 대표가 되고 싶으면 당당하게 전당대회에 나가 당원들의 심판을 받으라"고 잘라 말했다. "선거도 없이 비대위원장을 그냥 달라고 하면서 전권을 주지 않으면 당을 나가겠다고 겁박한다"는 것이다.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의원총회 발언. 유승민 3불가론을 편 김 의원의 발언은 페이스북에도 전문이 올라왔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의원총회 발언. 유승민 3불가론을 편 김 의원의 발언은 페이스북에도 전문이 올라왔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끝으로 김 의원은 유 의원에 민심을 청취하고 싶거든 현장에 가보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 토요일 광화문 애국집회에 참석했다. 요새는 태극기 집회라 부른다"면서 "거대한 태극기 물결 속에 애국 시민들이 목놓아 탄핵반대를 외쳤다. 국민은 아직 대통령을 버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그 태극기들은 거센 파도가 되어 우리 새누리당을 덮칠 것"이라며 "촛불은 무섭고 태극기는 무섭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이미 성문을 열어준 사람들과 당을 함께 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답은 현장에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이브 광화문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보라"고 권유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공안검사 출신의 친박성향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종북좌파척결을 강도 높게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도 "어떻게 여기까지 온 나라인데 종북좌파들에게 넘겨주게 생겼다"면서 "자유민주주의냐 북한 전체주의냐 선택이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보수는 김정은 폭압 정권을 주적으로 여기고 싸우는 사람들"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