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회동서 최종 결의… "하나의 행동으로, 통일된 힘으로 분당할 것"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20일 비박계 핵심 의원 15명과 오찬 회동을 갖고 성탄절을 전후해 탈당과 분당을 결행한다는 결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사진)은 20일 비박계 핵심 의원 15명과 오찬 회동을 갖고 성탄절을 전후해 탈당과 분당을 결행한다는 결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사진DB

    새누리당 비박계가 크리스마스에 집단 탈당을 결행하며 분당을 선언한다.

    혁신을 통한 건전 보수 재건과 정권재창출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된 새누리당 비박계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비박계 의원들은 20일 서울 여의도 모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주관한 이날 오찬에는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주호영·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세연·여상규·이군현·이종구·황영철·홍문표·박인숙·오신환·하태경 등 비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15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찬을 함께 하며, 새누리당 내홍 사태의 대응책을 조율했다. 직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박계가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안'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이들은 이제는 탈당과 신당 창당, 즉 분당을 결행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영철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추천했지만 친박계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사실상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며, 뜻을 모아서 행동해야 할 때라는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분당(分黨)"이라며 "분당 움직임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을 내일 아침부터 시작해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뜻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동반 탈당을 통한 분당에 나설 의원들을 규합하기 위해 새누리당 비박계는 21일 새벽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소집하기로 했다.

    황영철 의원은 "내일 아침에 모이는 의원들은 뜻을 함께 해서 최종 행동을 결심할 의원들"이라며 "오늘 모인 의원들의 의지는 전체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모이겠지만, 뜻을 함께 할 의원들이 더 있을 것"이라며 "중도 성향 의원들에게도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면, 동의해서 함께 결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 새누리당 비박계 핵심 의원들은 20일 오찬 회동을 통해 탈당의 결의를 다지고, 21일 의원회관에서 전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를 실행에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5일 성탄절을 전후해 분당이 결행되면, 탈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비박계 핵심 의원들은 20일 오찬 회동을 통해 탈당의 결의를 다지고, 21일 의원회관에서 전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를 실행에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5일 성탄절을 전후해 분당이 결행되면, 탈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뉴시스 사진DB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이의 불화설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김무성 전 대표와는 별개의 '트랙'을 통해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황영철 의원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황영철 의원은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는 시각이 일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국면에서 우리가 내부에서 분리되거나 분열이 일어나서는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분명하게 하나의 행동으로, 통일된 힘으로 함께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따라 길게는 지난 4·13 총선의 공천 과정으로부터 9개월, 짧게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로부터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새누리당의 내홍 사태는 분당으로 최종 결말을 맞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다.

    탈당과 분당 시점으로는 오는 25일인 성탄절(크리스마스)이 유력하다. 보수정권의 도덕성 추락과 보수정당의 책임정치 상실에 실망한 중도보수층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정권재창출의 희망이라는 성탄 선물을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성탄절에 탈당과 분당 선언이 결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영철 의원도 "탈당을 하려면 함께 할 의원 명단을 취합해야 하는데,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도 성향 의원들에게도 뜻을 전달해야 한다"며 "내일 입장이 정해지면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한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점쳐,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분당 움직임의 또다른 중대 변수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별개의 입장 표명을 통해 분당에 힘을 실었다. 특히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이라는 독배를 마실 각오가 됐다"는 자신의 제안이 친박계로부터 모욕적인 방식으로 일축됐다고 보아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 들어서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비대위원장은 경선으로 선출하는 것도 아닌데, 의원총회에 나와서 정견 발표를 하라는 것은 굉장히 모욕적이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짓"이라며 "(분당 흐름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동료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제껏 (비상시국회의와) 뜻을 함께 해왔으니 행동을 같이 해야 하지 않을지 탈당이나 분당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깊은 상태"라며 "김무성 대표와도 충분히 대화하고 있다"라고 말해, 세간의 '불화설'을 불식시켰다.

    나아가 "크리스마스는 참 좋은 날인데……"라고 언급해, 탈당과 분당 시점은 역시 성탄절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