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유승민 주축으로 제4원내교섭단체…심재철 국회부의장, 권성동 법사위원장도 합류
  •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정병국 권성동 김학용 황영철 정운천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의원들이 21일 의원회관에 모여 새누리당의 분당을 결의한 가운데, 황영철 의원이 대표로 분당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정병국 권성동 김학용 황영철 정운천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의원들이 21일 의원회관에 모여 새누리당의 분당을 결의한 가운데, 황영철 의원이 대표로 분당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이 마침내 분당(分黨)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권성동 법사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 정병국·김재경·나경원·김학용·이종구·황영철·정운천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의원들은 21일 의원회관에서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과 개혁적 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분당에는 이날 회동에 참석해 탈당에 동의한 31명의 의원 외에도, 비록 참석은 못했지만 탈당에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힌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4명의 의원이 포함돼 총 35명이 1차 결행한다. 분당 결행 시점은 오는 27일로 결정됐다.

    황영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가짜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혁적 보수정치의 미래를 위해 험한 가시밭길을 택했다"며 "친박·친문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듬으로써 안정적이고 개혁적인 국가 운영을 할 진짜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맡겠다"고 자임했다.

    이날 회동에서 탈당에 동의한 31명의 의원들은 전원 탈당계를 작성해서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동 직후 각자의 지역구로 흩어져, 성탄절을 전후한 주말·휴일 동안 지역구의 책임당원 등을 상대로 탈당을 결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뒤, 27일 다시 상경해 정식으로 탈당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비박계의 분당은 꾸준히 점쳐져 왔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원내교섭단체(20명) 구성 여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를 훌쩍 뛰어넘는 3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분당에 함께 하는 성과를 이뤄낸 것은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전날 심야에 회동을 갖고 동반 탈당과 분당을 최종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서 분당 실무를 총괄하는 준비위원장으로 5선의 정병국 의원과 4선의 주호영 의원이 선임됐으나, 향후 신당 창당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계속해서 중핵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새누리당 분당의 중핵인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분당의 중핵인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우리는 지난 2012년 박근혜정부의 탄생을 위해서 온몸을 바쳐서 뛰었던 사람들"이라며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목숨걸고 싸우면서 막아야했지만 우리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서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엎드려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평소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신념을 갖고 정치를 해왔다"며 "늘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를 이야기해왔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서 보수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치혁명을 해보고자 끝까지 노력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민들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우리 자식들에게도 떳떳한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곽을 드러낸 '비박계 신당'은 현역 의원 35명의 참여로 단숨에 제4원내교섭단체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뿐만 아니라 심재철 의원과 권성동·이진복·김영우 의원의 합류로 국회부의장과 3개 상임위원장 자리도 확보하게 됐다.

    확보한 상임위 중 법사위는 '상원'이라 불릴 정도로 원내에서 지위가 막강한 상임위다. 정무위 또한 '알짜 상임위'로 손꼽히기 때문에, '비박계 신당'의 원내 지위는 의석 수에 비해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만 놓고 보면, 38석의 의석으로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2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의당을 이미 능가했다. 여기에 2차 탈당의 후폭풍이 일어나게 되면 국민의당을 뛰어넘는 의석을 보유하면서 제3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당과 4당 사이의 서열 싸움이 당분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93석의 의석이 남게 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단에서 완전히 축출당하고, 원구성 협상에서 치열한 싸움 끝에 획득한 전리품인 법사위가 '비박계 신당'으로 넘어가는 등 허망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새누리당 의석만으로는 개헌저지선인 100석조차 하회하게 된데다, '비박계 신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조율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각종 법안의 처리마저 새누리당의 의향과 아무 상관 없이 할 수 있게 돼, 원내 발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래는 오는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형성될 제4원내교섭단체 '비박계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의원들의 명단이다.

  • ▲ 오는 27일 새누리당 분당과 신당 창당에 합류할 뜻으로 21일 탈당계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의원 명단.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오는 27일 새누리당 분당과 신당 창당에 합류할 뜻으로 21일 탈당계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의원 명단.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