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사고방식’으로는 ‘비즈니스맨’ 트럼프에 필패

중국의 美해군 ‘수중드론 강탈’, 간보기인가 도전인가?

“무력이 최선” “약한 자에 강하고, 강한 자에 약하게”라는 中공산당 생각, 벽에 부딪힐 듯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6.12.22 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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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지난 15일 中공산당 인민해방군 해군 전투함이 필리핀 수빅灣에서 약 93km 떨어진 해역에서 美해군의 비무장 해양연구선 ‘보디치’ 호가 회수 중이던 ‘수중드론(UUV)’을 중간에서 빼앗아 달아났다.

美해군 측이 밝힌 데 따르면, 당시 ‘보디치’ 호 측은 中해군 전투함 측에 무선 통신을 보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中해군의 ‘수중드론 강탈 사건’은 미국과 중국 간에 첨예한 갈등의 빌미가 될 수 있었지만 닷새 뒤 中공산당이 이를 미국에 돌려주기로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中공산당이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에게 던진 말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美45대 대통령 당선자는 中해군의 ‘수중드론 강탈사건’ 소식을 들은 뒤 17일(현지시간) “그거 15만 달러짜린데…(중국은 美해군에게서) 훔친 드론을 그냥 가져”라는 글을 올렸다.

中공산당은 美해군의 수중드론을 반환하기로 약속한 뒤 관영매체 ‘환구시보’ 등을 통해 “중국이 美해군의 ‘수중드론’을 반환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의 대인배 다운 행동”이라면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국익을 해치려는 활동을 하는 것에 반성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트럼프 당선자의 트윗과 中공산당 관영매체들의 주장은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中공산당이 무슨 저의로 美해군의 ‘수중드론’을 대놓고 강탈했는지, 트럼프 당선자는 왜 “필요 없다, 너 가져”라고 했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양측의 행동은 사실 中공산당의 생각과 트럼프 당선자의 특징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中공산당은 독재자이자 학살자인 마오쩌둥이 조직을 처음 만들 때부터 중요한 노선을 따르고 있다. “무력이 대화에 우선한다”는 점, “강한 자는 피하고, 약한 자는 공격한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오쩌둥은 제국주의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략, 중국인들을 학살한 것에 대해 일본 사람들에게 누차 감사를 표했다.

마오쩌둥은 1964년 사사키 코죠우 日사회당 위원장이 中공산당을 방문했을 때 “일제 침략이 중국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혀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당시 마오쩌둥은 “일본 제국주의는 中공산당에게 큰 이익이 됐고, 중국 인민에게 권리를 되찾아 주었다”면서 “여러분 日황군의 힘이 없었다면, 우리 공산당이 권리를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마오쩌둥은 1972년 日-中수교 때 중국을 찾은 다나카 가쿠에이 日총리에게도 “中공산당은 일본에 감사드린다”면서 “만일 일제의 대륙 침략이 없었다면 우리 공산당이 천하를 차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中공산당이 출간한 ‘마오쩌둥 외교문선’에도 그가 1950년대 중국을 찾은 일본인에게 “사실 일제는 우리에게 좋은 표본이 됐다”면서 장개석의 국민당이 가진 힘을 약하게 해주고, 이를 통해 공산당의 근거지와 군대가 강해지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마오쩌둥 외교문선’에는 마오쩌둥이 일본인에게 “항일 전쟁 이전에 우리 공산당 군대는 30만 명에 달했지만 자체 작전 실패로 2만 명까지 줄어들었다가, 항일전쟁 8년 동안 120만 명으로 성장했다”면서 “이처럼 일제가 우리는 도운 게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수십만 명의 중국인을 학살하고 온갖 만행과 수탈을 저지른 일제 침략군에게 ‘감사’를 표시한 마오쩌둥은 ‘무력혁명 지상주의자’였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마오쩌둥이 일제 침략군에게 ‘감사’를 표한 것은 中공산당의 두 번째 특징, “약자에게는 강하게, 강자에게는 약하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뜬금없이 마오쩌둥과 일제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이유는 中공산당의 사고방식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한국 사회는 덩샤오핑 사후 중국이 “사회주의 정치 체제 하에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사례”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이 사회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다.

덩샤오핑 사후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집단 지배체제’를 이어오면서 “공산당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이라는 명목으로 경제발전의 과실을 공산당원이 독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과실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자손들에게도 돌아갔다.

현재 중국의 대기업들은 모두 공산당 최고위층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인사 및 예산은 모두 공산당의 결정에 따라 움직인다. 겉으로 보기에 ‘민간기업’인 것처럼 돼 있는 대기업들은 해외 상장이나 합작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위장’에 불과하다. 중국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그림자 금융과 관치금융, 건설·조선·철강 산업의 과잉생산도 모두 中공산당의 계획경제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사회의 정점에 선 中공산당은 다른 나라 정치권과의 협상이나 대립, 협조 과정에서 항상 우위를 점했다. 표면상으로는 분리돼 있으나 실제로는 민간 분야까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中공산당은 “국가에서는 강하게, 민간에서는 부드럽게” 또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후원금이나 조직 동원 등의 문제로 민간 분야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방 국가 정치인과 정부는 中공산당을 이기기가 어려웠다.

中공산당은 이런 ‘비대칭적 요소’를 내세워 서방 국가와의 경쟁에서 승승장구했다. 승리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中공산당은 자만했고 “미국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는 선입견을 갖게 됐다. 사실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中공산당에 맞서 강하게 맞붙어 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워낙 기득권층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언론과 군, 대기업, 지역사회 등의 영향을 받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中공산당의 자만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잘 먹히는 듯했다. 美민주당과 오바마 정부는 ‘자유무역 지상주의’를 앞세워 남지나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만드는 북한 김정은 집단을 몰래 지원하는 中공산당에 압력을 넣으려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中공산당에게 ‘무력’이 수반되지 않는 압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가 주도로 분식회계가 이뤄지는 중국은 이를 통해 쌓아둔, 몇 조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주변국에 미끼로 던지면서 반격에 나섰다. 캄보디아, 필리핀, 한국을 비롯해 경기침체와 저성장에 시달리는 나라들이 중국 손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미국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2016년 11월 ‘판’이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美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서방국가의 기존 정치인과는 매우 달랐다. 자신이 비즈니스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을 자랑하면서, 대통령 선거 운동을 ‘비즈니스’처럼 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당선된 이후 내각 구성 또한 기존 정치인과 달리 자신의 목적에 맞는 사람들로 진용을 갖췄다. 마치 기업이 임원들을 채용할 때와 같은 형식이었다.


트럼프 당선자의 이력과 발언, 행동을 보면, 그는 ‘목표(이익) 우선주의자’다. 명분이나 친소관계는 ‘목표’ 앞에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거짓말’은 범죄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것처럼 ‘립 서비스’ 또한 쉴 새 없이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베 신조 日총리의 트럼프 타워 방문 다음날 “TPP 따위는 없애버리겠다”고 밝힌 일이다. 트럼프가 TPP를 무효로 하겠다고 말할 때 아베 신조 日총리는 “트럼프 당선자와 이야기가 잘 되었다”면서 의회에 보고하고 있었다. 트럼프 측은 지난 9월 아베 총리가 미국에 와서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후보만 만나고 돌아간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트럼프 당선자가 자신의 트위터에다 “훔친 드론, 그거 너 가져”라는 글을 올린 것은 中공산당을 향해 “작은 이익이나 ‘국내 정치적 명분’에 집착해 최종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것과 동시에 “너희의 도발은 모두 계산해둘 테니 계속 도발해보라”는 경고로 풀이할 수 있다.

中공산당이 서둘러 美해군의 ‘수중드론’을 돌려준 뒤 관영매체를 통해 자화자찬을 해대고, 美정부는 “양국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반환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도 미국의 현 정부와 중국 공산당 모두 ‘자국 내 정치적 명분’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트럼프 당선자에게 ‘정치적 성공’을 안겨줄 수 없다는 공통적인 목표도 포함돼 있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남지나해 영유권과 ‘항행의 자유’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은 2017년 1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인 승자는 트럼프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법을 어기지만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목표 수익을 달성해야 한다. 국제정치에서는 이런 법도 없다. 강한 자가 제일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스타일대로라면, 미국은 남지나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얻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러시아 극동함대를 끌어들이거나 티벳 독립 지지와 달라이 라마 초청 등의 이벤트를 벌일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 미국에 있는 수십만 명의 중국인들을 강제로 추방해버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은 적지에서 벌여야 한다”는 中공산당의 전략은 그대로 뒤집혀 자기 안방에서 자국민과 싸워야 된다.

美민주당과 오바마 정부는 현 정부가 끝나기 전까지 트럼프 당선자와 그 내각이 국제정치의 판을 뒤집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이미 새로운 게임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中공산당이 美해군의 ‘수중드론’을 빼앗아 간 것이 트럼프 당선자를 간보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이는 간보기가 아니라 첫 패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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