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들, 권총·수류탄으로 무장…“유럽 입국 비자 받을 수 있나” 묻기도
  • ▲ 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경(현지시간) 리비아 국내선 여객기 한 대가 납치를 당해 몰타에 착륙했다. 납치극은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4시간 만에 끝났다. ⓒ美뉴욕타임스(NYT)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경(현지시간) 리비아 국내선 여객기 한 대가 납치를 당해 몰타에 착륙했다. 납치극은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4시간 만에 끝났다. ⓒ美뉴욕타임스(NYT)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3일 오전 11시 30분경(현지시간) 리비아 국내선 여객기가 2명의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다. 하지만 납치극은 4시간 만에 끝났다.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美‘뉴욕타임스’와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납치됐던 여객기는 리비아의 ‘아프리키야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승무원 6명, 승객 109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브하를 출발해 트리폴리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여객기가 리비아 상공을 날고 있을 때 무장괴한들은 총과 수류탄을 들고 승무원과 승객들을 위협, 몰타에 착륙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몰타 정부는 납치된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하자 즉각 대테러 요원과 협상요원을 투입해 납치범들과 교섭을 벌였다고 한다. 다행히 교섭을 성공적으로 진행돼 납치범들은 범행 1시간 뒤에 여성과 어린이 등 25명을 석방했고, 4시간 뒤에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을 풀어준 뒤 현지 경찰에 투항했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여객기 납치범은 ‘수바 무사’와 ‘아흐메드 알리’로, ‘재스민 혁명’ 당시 사망한 무아마르 카다피의 추종자들이었다고 한다.

    몰타 정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초 납치범들을 비행기를 납치한 뒤 이탈리아 로마에 가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종사가 “이 여객기는 국내선이라 연료를 많이 싣지 않았다”면서 “비행 가능한 곳은 몰타”라고 설명해, 몰타 국제공항에 착륙하게 됐다고 한다.

    여객기 납치범에 대해 조사를 한 리비아 정부 관리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여객기 기장에게 “어느 나라 비자를 받아야 솅겐 조약에 따라 유럽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리비아 정부 관리는 “하지만 납치범이 ‘대쉬(ISIS)’와 같은 이슬람 테러조직과 연계되었다는 정황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납치범들이 갖고 있던 권총과 수류탄 또한 장난감이었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몰타 경찰에 항복한 뒤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몰타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외신들은, 이번 여객기 납치는 운 좋게도 유럽에 가보려던 카다피 지지자들의 ‘멍청한 계획’에 불과했지만, 이로 인해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이나 이민자들이 유럽에 들어오는 관문이 더욱 좁아지고, 지중해 연안 국가들에서 여객기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