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계 인사들 '리셋 2017' 발족 "현재의 대선 후보 중심의 협소한 틀로는 한계"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른바 '문재인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 전 대표와 호헌론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현안 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다.

    김종인 전 대표는 28일 문 전 대표를 겨냥, "국민성장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경제민주화는 슬쩍 빼버리고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작심한 듯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를 향해 "(경제민주화 등에서) 나와 차이가 있다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당이란 곳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지난 1월 민주당이 패권정당으로 비판을 받던 때에 살려달라고 해서 (영입돼) 온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이는 "우리 당 입장과 다른 생각을 말해 걱정"이라는 주장한 문 전 대표를 향해 강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전날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근래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조금 우리당 입장하고 다른 생각을 말씀해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뉴데일리

    김종인 전 대표는 '대선 전에 개헌하자는 사람들은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략적이라는 지적은 말이 안된다. 개헌을 안하겠다는 논리가 오히려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개혁보수신당에 대해선 "새누리당의 DNA가 경제민주화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고 개혁보수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우리 주장과 비슷하다"면서도 "내가 민주당 현역의원인데 어떻게 합류를 하느냐"고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은 것과 관련, 여러가지 생각을 해서 안 가기로 했다"며 불참 결정 의사를 전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선 "(문 전 대표가)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개헌을 하지 않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리셋 2017 창립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리셋 2017 창립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선 김종인 전 대표와 가까운 비문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탄핵 정국에서 사회 개혁과 정권교체를 위한 모임 '리셋 2017'을 발족해 주목된다.

    민주당 강훈식, 기동민, 김병기, 김성수, 김영진, 김영호, 박용진, 박재호, 송기헌, 어기구, 위성곤, 이철희, 이훈,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 세미나를 열고 지도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개혁 입법 처리 등을 약속했다.

    참여 의원들 중에는 일부 친문(친문재인) 그룹도 포함됐지만 김종인 전 대표와 가까운 김성수, 박용진 의원을 포함해 비문(비문재인)·비주류계가 대부분이어서, 리셋 소속 의원들이 친문 등 당내 주류세력을 견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게 나온다.

    이들은 "4당 체제 출현은 개혁입법 추진을 위한 절호의 기회인 만큼 무엇보다 재벌·검찰·방송개혁에 집중하고, 개혁입법과 대선승리를 위해 당을 사고와 행동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모임 대표인 김성수 의원은 인사말에서 "대선을 목전에 둔 비상 상황에서 미숙하더라도 용기있게 의견을 말하겠다"며 "때론 지도부를 향해 불편한 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충정으로 여겨달라. 당내 건강한 비판세력으로 노선 등에 관한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미나에는 비주류 중진인 박영선·이상민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현재의 대선 후보 중심의 협소한 틀로는 기득권 집착과 과감한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친문 패권주의에 염증을 느낀 비문·비주류계가 대선을 앞두고 독자세력 모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