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충성의 외화벌이'…"식구수 많은 경우, 10kg 이상 곡물 바쳐야"
  • ▲ 북한이 2017년 명절 때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준다는 핑계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 북한 소학교 어린이가 동시를 낭송하고 있는 모습.ⓒ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 북한이 2017년 명절 때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준다는 핑계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 북한 소학교 어린이가 동시를 낭송하고 있는 모습.ⓒ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북한이 2017년 명절 때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준다는 핑계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당국의 무분별한 착취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당국이 내년 명절에 소학교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선물 생산에 들어갈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일명 '충성의 외화벌이'로 불리는 콩 수출을 위한 세대별 수출과제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을 각각 '태양절'(4월 15일)과 '광명성절'(2월 16일)로 칭하며 국가적 명절로 지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김 씨 부자의 생일을 기념해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도 하고 있는데, 이를 핑계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장마당에서는 곡물 가격이 평소보다 4배가량 올랐으며, 현실적으로 지시를 수행할 수 없는 입장인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세대당 바쳐야 하는 충성의 외화벌이 품목은 팥을 위주로 하지만 강낭콩과 메주콩으로 바쳐도 된다"면서 "(이로 인해) 장마당에서 2,000원에 거래되던 팥 가격이 8,500원 가까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외화벌이 과제가 인원수에 따라 할당되면서 식구수가 많은 세대는 10kg 이상 바쳐야 한다"면서 "때문에 선물대상자(어린이)가 없거나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세대들은 당국의 일률적인 과제에 불만이 많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렇게 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인 곡물을 중국 등지에 수출하고 대신 당과류 생산에 필요한 밀가루와 설탕, 버터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식통들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내세운 '어린이들을 위한 당과류 선물'은 수탈을 위한 명분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인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선물 당과류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장마당에서 개인들이 생산해 팔고 있는 당과류는 공장제품 못지않고, 가격도 1kg당 1만원에 거래되는데 당국은 외화벌이 수출과제로 지나치게 많은 양의 팥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