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이력, 서울시정 적극 홍보...“시대요구에 따르겠다”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시장은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의 요구에 따르기로 했다”며, 올해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말 부터 "시켜만 주세요", "시대의 요구와 국민의 부름이 있는지 고민 중" 등 대권 출마 여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발언을 자주해 왔기 때문에, SNS를 통한 출마의지 표명이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민주당 대선후보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외곽지원조직과 정책개발전담조직, 온오프라인 홍보조직 등을 잇따라 출범시키면서, 사전 정지 작업에 속도를 냈다.

최근에는 민주당 非文 진영이 주도한 국민권력시대 토론회에 참석, 자신의 경제정책이라 할 수 있는 ‘위코노믹스’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박 시장의 이번 SNS 글이 과거와 다른 것은 “결심이 섰고, 시대의 요구에 따르기로 했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훨씬 강력한 출마 의사를 담았다는 점이다. 

박 시장은 이 글에서 "탄핵안이 인용되는 2017년에는 국가의 혁신을 통한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탄핵심판 인용 및 이에 따른 조기대선을 전망했다. 

이어 그는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 자신이 몸 담았던 시민단체 이름과 서울시장으로서의 치적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속칭 시민활동가 출신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이 거둔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박 시장은 "(나는)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누구보다 가장 잘 만들 수 있고, 도탄에 빠진 절박한 국민들의 삶을 가장 잘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환, 대혁신을 기필코 이루겠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선 출마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시대교체의 때가 됐다. 마지막 기회"라며 "시민의 정부, 협치의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단지 박근혜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두의 나라' '모두의 경제' '시민의 경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개적 의지 표명과 별개로 박 시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은 3%대로 내려앉았다. 

박원순 시장이 새해 시작과 함께 대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추락하는 지지율의 반등을 노린 고육지책이란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