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수수료 25위안 챙겨…카드 없으면 귀국할 때 제지 당하기도
  • ▲ 북한 김정은 집단이 최근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발급을 강요하고 있다는 '선봉카드'. ⓒ美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화면 캡쳐
    ▲ 북한 김정은 집단이 최근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발급을 강요하고 있다는 '선봉카드'. ⓒ美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화면 캡쳐


    최근 북한 김정은 집단이 나선특구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카드 발급’을 강요하고 있어 불평이 심해지고 있다고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2일 중국인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데 따르면, 김정은 집단은 나선특구를 오가는 중국인들에게 ‘선봉 카드’라는 것을 강제로 만들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선봉 카드’를 만들려면 발급 수수료 25위안(한화 약 4,300원)을 북한 당국에 내야 하는데, 달러, 위안, 북한 원화 등으로 ‘충전’을 한 뒤 나선특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한다.

    문제는 이 ‘선봉 카드’가 단순한 선불카드가 아니라 일종의 ‘신분증’ 역할을 한다는 점.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나선특구에서 일을 마치고 귀국하려고 할 때 ‘선봉 카드’가 없으면 북한 당국으로부터 출국을 저지당하기도 한다고.

    반면 ‘선봉 카드’를 만든 중국인들은 北출입경 사무소에 자동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최근 나선특구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이 ‘선봉 카드’가 여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한 중국인 사업가는 “2016년 10월 나선특구에 갔을 때는 없었던 제도”라고 지적했고, 중국인 소식통은 25위안의 ‘선불카드 발급 수수료’를 문제 삼아 “북조선다운 강도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인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금은 나선특구를 오가는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에게만 ‘선봉 카드’를 만들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국인, 러시아인 등 전체 외국인들에게 확대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선봉 카드’는 2016년 8월 나선특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처음 발급하기 시작했으며, 이 지역에 있는 ‘황금의 삼각주 은행’에서 발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직불카드(Debit Card)나 체크 카드(Check Card)와 달리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호텔, 백화점, 고급식당 가운데서도 극히 제한돼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중국인 사업가들의 평가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결국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중국인들의 말처럼, 나선특구에서만 쓸 수 있는 ‘선봉 카드’는 김정은 집단이 외국인의 호주머니를 털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