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 3만8천, 촛불 2만4천...퇴진행동 측 ‘당황’

태극기에 밀린 떼촛불...세월호 카드 꺼냈지만

강남역 일대 가득 메운 태극기에 놀란 촛불, 갑자기 경찰 산정 방식 비난

이길호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1.08 05: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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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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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부 국회팀 이길호입니다. 2015년 현재 국회에 계류된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은 북한인권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명실상부 7천만 국민의 인권과 행복을 대표하는 날까지 발로 뛰겠습니다.


'태극기 집회' 참가 인원이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넘어서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및 특검수사를 바라보는 여론의 풍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새해 첫 주말 집회가 열린 7일,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 집회에는 경찰추산 3만7,000명(주최 측 추산 102만명)이 집결했으며,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 시위에는 경찰추산 2만4,000명(주최 측 추산 50만명)이 모였다. 보수성향 애국단체로 구성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별도로 탄핵반대 집회를 열었다. 규모는 경찰추산 1,500명, 주최 측 추산 3만명. '새로운 한국' 집회 규모를 더하면 탄핵반대 집회 참가 인원은 3만8천명 이상이다.

양 측은 이날도 탄핵심판 및 특검의 정당성을 놓고 날 선 기싸움을 벌였다. 탄기국은 "정치 수사 중단과 특검 해체"를 요구했으며, 퇴진행동은 탄핵소추 사유 중 하나인 '세월호 7시간 의혹' 제기에 집중하면서 헌법재판소를 압박했다.


탄기국은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2017 승리의 새해가 밝았다. 가자 특검으로'를 주제로 8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양심의 보루, 헌재를 믿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깨끗한 대통령' 등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대통령 탄핵심판 및 특검과 관련해 해외 언론의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는 영어 및 독일어 손피켓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탄핵심판 및 특검소식을 전하는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팩트 검증’이란 기본적인 취재 윤리도 저버린 채, 야당과 속칭 진보진영의 ‘카더라 식’ 의혹제기를 마치 사실처럼 보도하는 등 균형감을 상실한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문 손피켓을 들고 있던 한 시민은 "외국인과 유학생들이 보도록 문구를 적었다"며, "국내 언론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코엑스에서 시작해 특검사무소가 입주한 대치빌딩을 지나 강남역까지 3.6km 구간을 행진했다. 기독교계 목회자 1,000여과 성가대원 2,000여명은 대형 태극기를 앞세워 행진을 앞에서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행진하면서 "정치검찰은 경찰에게 수사권을 돌려줘라", "탄핵 반대, 탄핵 기각,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탄핵심판 피청구인 변호인단 서석구 변호사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교회와 나라를 지키는 국민의 위대한 민의가 승리할 것"이라며, 태극기 집회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태극기 집회 및 행진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성조기'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려는 듯 깃발형 성조기와 함께 십여명 이상이 함께 들어야 하는 대형 성조기도 준비했다.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태극기 집회에, 20-30대 청년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태극기 집회에서 즉석 모임을 결성했다는 한 무리의 청년들은 무대에 올라, "어르신들이 지킨 대한민국을 이제 우리가 지키겠다"고 주장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자신을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면서, 국회의 탄핵소추는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태극기, 특검 수사 절차 '전면 비판'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작심한 듯 특검의 수사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권 대표는 "현재 특검은 미리 틀을 짜 놓고, 대통령과 그 측근인사를 공범으로 몰기 위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대표는 "특검이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면 먼저 JTBC의 태블릿PC 조작 의혹부터 들여다봐야 하는데, 오히려 기업들을 비틀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회가 법을 잘 만들고 사법부는 그 법을 잘 집행해야 하지만, 현재 국회는 악법을 만들고, 검찰은 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회독재와 왜곡, 언론의 맞장구가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JTBC의 태블릿PC 조작의혹과 관련해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과 최순실 변호인단, 정호성 변호인단이 요구하는 태블릿PC 검증을 거부하고 있다"며,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손석희 사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태우 변호사도 "태블릿PC 조사없는 탄핵심판을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언제는 판도라의 상자라면서 온 국민의 마음을 뒤집어 놓더니 이제는 증거물로 제출도 안되고,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나치인지 인민재판관인지 모르겠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고압적인 수사태도를 비꼬았다. 그러면서 박 주필은 “특검팀은 대통령의 의료기록을 마음대로 뒤지고, 이것도 모자라 피의 사실을 대놓고 공표하고 있다. 이런 행위는 특검법 및 형법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 "선거 철만 되면 朴 대통령 찾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돌 던져"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태극기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은, 중국 정부로부터 ‘사드 훈계’만 받고 돌아온 민주당 의원들의 친중 사대(事大) 행보를 비판하면서, “북한의 핵폭탄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돈을 갖다 줘서 만든 건데, 그런 사람들이 사드를 반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여명 전 한국대학생포럼 대표는 “선거철만 되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돌을 던지고 나갔다”며, 새누리를 탈당한 가칭 개혁보수신당 합류 의원들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었다.



◆ 꺼져가는 촛불…세월호 카드 꺼내든 퇴진행동, 규모 눈에 띄게 줄어 


퇴진행동은 세월호 사고 1,000일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문구를 앞세워 1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문화공연과 시민자유발언, 친북·좌편향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발언 등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를 발족하고, "해상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는 세월호 사고를 탄핵심판과 연계해,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촛불은 ‘기·승·전·세월호’로 꾸며졌다. 4·16합창단의 공연에 이어 '7시간의 진실'을 주제로 한 소등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본집회에선 세월호 생존 학생이 무대에 올라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제대로 지시를 했다면, 희생자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퇴진행동은 태극기 집회 규모가 촛불집회를 넘어서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경찰의 집회 인원 추산은 큰 문제가 있다"면서, 갑자기 경찰의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퇴진행동은 “광화문광장 양 도로와 사거리, 시청방향으로 시민들이 운집했다"며, "주말을 반납하고 11주째 광화문에 나오는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흠집내기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 이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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