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발사 미사일 방어망(GMD), 모의시험 적고 효용성 낮아…예산 대폭 늘려야” 주장
  • 미군의 미사일 방어망 계획 개념도. 현재 미국 이외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美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공개 슬라이드 캡쳐
    ▲ 미군의 미사일 방어망 계획 개념도. 현재 미국 이외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美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공개 슬라이드 캡쳐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면 즉각 요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일 美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말처럼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1일 “美국방부 산하 무기성능시험평가국(OT&E)이 지난 9일 美의회에 제출한 무기체계 평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군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2016년 말을 기준으로, 미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고 한다.

    美국방부 산하 OT&E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지상배치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체계(GMD)가 북한,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美본토를 방어하는 데는 제한적인 능력 뿐”이라며 “검증된 실제 모의 지상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상태여서 미사일 요격의 정확성을 수치화하는 데 제한적이며, 요격 미사일의 효율성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美국방부 산하 OT&E는 “GMD의 평가를 위한 모의시험, 디지털 장비 등에 대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권고를 내놨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하지만 미군 관계자는 이런 평가가 미사일의 실제 요격능력보다 모의시험 회수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을 뿐”이라며 실전에서는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美국방부 미사일 방어국(MDA)의 제임스 시링 국장 또한 지난 9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매우 신뢰하고 있다”면서, 오는 4월에서 6월 사이 추가로 요격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시링 MDA 국장은 “미국은 북한, 이란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美본토 서부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기지에 2017년 말까지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을 기존의 30개에서 44개로 늘리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美영토를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사일 방어망을 지휘하는 북부사령부가 요격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고 한다.

    제임스 시링 MDA 국장과 美국방부 OT&E가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인, 미군의 미사일 요격 체계는 GBI(Ground Based Interceptor)로 2014년 6월 시험 발사 때에도 요격에 성공한 바 있다.

    GBI 미사일은 미군이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바깥에서 날아갈 때 요격하는 무기체계로, 시험 발사 때에 1,700km 고도까지 다다랐고, 사거리는 5,300km나 됐다. 제원상 최대 요격고도는 2,000km, 사거리는 5,000km다. 3단 로켓 추진 방식으로, 대기권 바깥에서 스스로 자세제어를 하면서 목표를 추적하는 EKV로 요격한다.

    미군이 GBI 미사일을 대량 배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1발 가격이 7,5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재정절벽’으로 인해 예산을 계속 삭감할 예정인 美국방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미군은 GBI 미사일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 등에 이미 ○○기 배치해 놓고 있으며, 2017년이 지나면 美서부와 알래스카 등 주요 지점에 배치를 마칠 예정이어서, 몇 발 되지 않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위협 정도에는 맞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