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할 수 있는 주소변경 직접한 것에 '친서민 행보' 해석… 여유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도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사당3동 동사무소를 찾아 주민등록증에 새 주소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 12일 KTX 기차표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사당3동 동사무소를 찾아 주민등록증에 새 주소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 12일 KTX 기차표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다음 날 주민등록증에 새 주소를 등록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챙겨야 할 소소한 일상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인 국민이 겪게 되는 일상에 직접 부딪히면서 서민과 거리감을 좁히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에 있는 사당3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증에 새 주소를 넣었다. 이 자리에는 반 총장의 부인이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간단한 절차로 운전면허증 주소를 변경한 반기문 총장은 주민들과 간단한 티타임을 통해 사당동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여기에서 반 전 총장은 학생인 조연지 양의 질문을 받고는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 '청년들이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젊은이가 미래 주인공이라는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면서 "청년 실업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두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사무총장 2기에 취임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사무총장이 청소년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사를 임명했다"면서 "전 세계적인 청년 실업문제를 노력을 많이 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청년들이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소련군에 항거한 사실을 떠올리면서 자유와 인권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소련의 악재에 항거하는 민중 항거가 있었다"면서 "4.19나 처럼 당시 소련군이 무자비하게 헝가리 청소년을 짓밟았다"고 술회했다.

    그때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사회단체가 데모를 하면서 헝가리를 돕자는 운동이 일어났는데, 반 총장이 그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 탄원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젊고 어린 학생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호해달라고 보냈다"면서 "정확히 50년 지나 사무총장에 당선됐는데 수락연설을 고민하다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반 총장이 이날 동사무소를 굳이 찾아 주소변경 등의 업무를 직접 처리한 것은 친 서민적 행보로 풀이된다. 동사무소 측 관계자는 "오늘 반 전 사무총장이 처리한 주소변경 등 업무는 본인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 가족이 대신 와도 된다"고 알렸다.

    충분히 대리로 할 수 있는 일정이지만 국민이 마주치는 일상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먼저 서민과 거리감을 좁히려는 제스쳐라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대선 행보에 조급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 한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