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투표나이 만18세 하향에 찬성49% vs 반대48% 박빙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북한도 (투표연령) 17세"라며 현행 선거연령 만19세에 대해 "세계적으로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 내 프리미엄 라운지에서 열린 청소년과 학부모와의 간담회에서 "세계에 선거제도 가진 나라가 230개쯤 되는데, 93%가 선거연령이 18세가 된다. 17세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선거권 18세는 세계적인 기준"이라며 "OECD 국가 34개 나라 가운데 지금 19세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거듭 만18세로의 하향을 촉구했다. 

    선거연령 인하에 부정적인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향해서는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반대하는 정당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선거에 필요하지 않다, 이런 당리당략 때문에 반대한다"며 "18세를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한 "반대하는 사람은 고등학교가 정치에 물들면 되느냐고들 말한다"라면서 "그런데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산 교실이다. 오히려 선거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배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18세 청소년들이 세계적으로 똑똑하고, 정치의식도 높은데, 군대도 가고, 결혼도 할 수 있고, 운전면허도 따고, 세금도 내고 의무를 지고 있다"면서 "다만 투표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이 선거연령 인하를 적극 지지하는 것과 달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날 자료에 따르면 선거 하한 연령을 19세보다 더 낮추자는 것에 대해 찬성은 49%, 반대는 48%로 차이가 없었다. 3%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지 정당별로 민주당 지지층은 73%가 하향에 찬성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서 국민의당 지지층은 55%가 찬성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91%가, 바른정당 지지층은 74%가 선거연령 하향에 반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2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며 전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교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정치교체는 정권교체여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말하지 않고 정치교체를 말하는 것은 그냥 박근혜정권을 연장하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한 데 대해서는 웃음을 짓더니 "제가 평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지금 우리 상황이 진보와 보수, 또는 좌우 이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상식이냐 몰상식이냐 또는 정상이냐 비정상이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좀 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로써만 구시대·구체제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는 그런 국가대개조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반기문 전 총장의 '정치교체론'에 각을 세웠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1일 반기문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지역을 찾아 "우리나라 대선은 충청권이 좌우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모두 충청에서 이겨 대통령이 됐다"면서 "충청에서 이기는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 만큼, (자신도) 충청에서 선택받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하는 등 본격적인 견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