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정국에서 국민정서상 바람직했는가 해서 유보"黃 "회의 진행 민주적으로 진행해야… 당대표 혼자 주도해선 안돼"
  • 국민의당 황주홍 최고위원.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황주홍 최고위원.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황주홍 최고위원이 취임 첫 회의에서부터 박지원 대표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박지원 대표가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방문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가운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16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하지 않은 건 잘못한 거라 생각한다"며 "우리의 창당정신과도 정면으로 반대된다"고 비판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작년 1월 창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네 분의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다 참배했다"고 지적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우리는 화해와 통합을 지향하는 정당"이라며 "과거의 아프고 어려운 시절과 손잡고 화해하는 것이 통합이고 국민의당이 지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용을 떠나 이러한 것이 결정됐던 과정과 형식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저희와 상의없이 첫 공식일정으로 했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또한 박지원 대표의 리더십을 '제왕적 리더십'으로 규정하며 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해 많은 공감이 있다. 그런데 제왕적 중앙당 정치체제의 폐해에 대해선 큰 주목과 언급이 없다"며 "이 두 개의 제왕적 제도를 손질하지 않고선 우리나라가 반듯한 새로운 공화국으로 건설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만 뽑아놓으면 그 사람이 제왕이 돼 버리는 문제, 그리고 당대표만 뽑아버리면 그 순간 제왕이 돼버리는 정치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월 당시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과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등 지도부는 창준위 발족 이후 첫 공식 일정을 국립현충원 역대 대통령 묘역 참배로 시작했다. 특히 야당 지도부로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까지 두루 참배하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박지원 대표가 1년만에 이를 뒤집으면서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은 처음부터 어긋난 셈이다. 박지원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동안 당내 대권주자들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같은 '좌클릭'이 안철수 전 대표 등에게 득이될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9월 대선 출마 선언 직후 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또,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무소속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2014년 초에도 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었다. 

    이번 묘역 참배와 관련 박지원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전직 두분의 대통령 묘소 참배는 현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정서상 과연 바람직했는가 하는 판단에 유보시켰다"라고 설명하고는 "탄핵정국이 해결되고 적당한 때에, 빠른 시일 내에 두 전직 대통령의 참배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출범 첫날부터 빚은 논란은 일단 봉합한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문병호·김영환·황주홍 최고위원 3명은 그동안 박지원 대표의 '독주체제'를 강하게 비판해왔던만큼 앞으로의 '박지원 체제'는 비대위 시절과는 다르게 강한 견제와 비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회의 진행을 민주적으로 진행해야한다"면서 "당대표가 혼자 주도해서는 안되고, 서로 협의하고 의견을 묻는 방식을 취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내용도 잘못됐지만, 절차적으로 왜 협의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 지난 2016년 1월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과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등 지도부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 2016년 1월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과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등 지도부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