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巧言令色' 2탄, 100세 시대 흐름 못읽고 세대 간 편가르기 만행
  • ▲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100세 시대 행복수명 캠페인'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이애란씨. ⓒ뉴시스
    ▲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100세 시대 행복수명 캠페인'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수 이애란씨. ⓒ뉴시스

     

    대한민국 윤리(倫理)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 

    효(孝)는 부모에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 왔으며 인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노인 공경(老人恭敬) 역시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이자 최소한의 예절이다. 노인은 모두 누군가의 부모이자,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교과서 속 노인 공경도 마찬가지다. 학생 때부터 모두가 학습해온 기본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노인 공경을 뜻하는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언제부터인가 심각하게 뒤틀리고 있다.

    '삐뚤어진' 운동권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일부 야당 정치인들이 노인을 천대하기 시작하면서 사회 분위기가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 마치 본인들은 늙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현재의 권력(權力)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인 비하' 발언을 일삼으면서 인륜(人倫)을 져버리는 사회적 현상이 팽배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은 82세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어느덧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노인 인구가 14%에 이르게 돼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노인 문제 해결과 노인 복지 실현이 국가의 중대사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

    지난해 우리 가요계를 강타한 이애란씨의 히트곡 '백세인생'의 가사 내용이다. 민요조의 구성진 가락에 이애란씨 특유의 창법이 눈에 띈다. 쉽게 따라부를 수 있어 60세 이후의 노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즐겨 부르고 있다.

    '백세인생'이 히트를 친 이유는 공감(共感)으로 요약된다. 고령사회가 머지않아 현실이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 ⓒ네이버 영화
    ▲ ⓒ네이버 영화

     

    #. '늙음'을 박대하는 나라

    모든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언제까지 20대 젊은이일 수는 없다.

    시간이 흘러 30대가 되면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얻는다. 그리고 40~50대를 거쳐 모든 이들은 노인이 된다.

    60대 노인이라고 아무런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려장' 의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인턴>(The Intern, 2015)이라는 영화를 봤는지 궁금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인터넷 의류업체 'About the Fit'의 창업자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노인 대상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전화번호부 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은퇴하고 아내와 사별한 70세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 그는 다시 사회로부터 자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한다.

    줄스에게 있어 벤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벤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처세술과 노하우를 통해 도움을 받은 줄스는 점점 신뢰를 갖게 된다. 그리고 직장 상사와 인턴 관계를 넘어 둘은 베스트 프렌드가 된다.

    인턴(The Intern, 2015)은 바로 우리네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만 3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관람객 평점만 무려 9.04에 달한다. 열정만 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좌파(左派) 성향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인턴>(The Intern, 2015)을 극찬하는 국민들과는 전혀 생각이 다른 듯 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연거푸 주장하는 야권 인사들이다.

    소위 말하는 민주당계 인사들의 몸속에 진짜 '노인 폄하' 디엔에이(DNA)가 흐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그들은 굵직한 선거 때마다 '노인 비하, 노인 폄하'를 서슴지 않는다.

    정동영 (국회의원):
    "60~70대 노인분들은 (투표 안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

    유시민(전 국회의원):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

    조국(문재인 지지자): 
    "(노친네들 투표 못하게 온천 여행 보내드리는 당신이) 진짜 효자!"

    김용민(전 국회의원 후보):
    "노인네들 시청역 못 오게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

    설훈(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떨어진다. 79세면 쉬셔야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노인들에게는)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다. 젊은 세대가 나서야..."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 4~6월쯤 예상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노인 폄하'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논란의 주역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52세, 만 50세) 의원이다.

    과거 민주당계 인사들의 노인 폄하 발언을 교묘하게 재포장한 주장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 ▲ '노인 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뉴데일리 DB
    ▲ '노인 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뉴데일리 DB

     

     

    #. 표창원 "대통령 포함 공직에 65세 정년 도입"

    표창원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등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정년 도입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나라가 활력이 있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청년에게 폭넓고 활발한 참여 공간이 생긴다. 정치·공직 경험자가 '어른'으로서 일선에서 물러나 계셔야 현장의 극한대립을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중재할 수 있다. 이때 비로소 나라가 안정된다."

    표창원 의원의 글이 알려지자 곧바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반기문 전 총장은 친문(親文) 세력의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 꼽힌다.

    반기문 전 총장은 1944년생으로 현재 74세(만 72세)다. 표창원 의원이 언급한 '은퇴해야 할 나이'를 넘겼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1953년으로 65세(만 63세)로 가까스로 턱걸이선이다.

    표창원 의원의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 주장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논평 내용이다.

    "표창원 의원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65세 정년을 도입하자는 제안을 했다. 선출직 공무원에 정년제한을 두는 사례가 세계에 어디에 있는지, 100세 시대에 합당한 말인지 검토는 해보았는지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현재 만 63세인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2년 뒤에 그만두게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출마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인지를 먼저 밝혀야 할 것이다."

      -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


    새누리당은 "막말 대명사 표창원 의원은 어르신 폄하 발언에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하고 의원직 사퇴로 속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원 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에서 "표창원 의원의 말은 인륜을 파괴하는 배은망덕한 극언으로, 65세 어르신들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완성케 한 원동력이고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의 주역인데 어르신들을 죄인 취급하며 모욕하는 것은 '대한민국 부정, 역사 모독'과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어르신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 표창원 의원의 패륜적 주장으로 연민의 정마저 느낄 정도"라고 개탄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과거 민주당계 인사들의 노인 폄하 발언들을 열거하며 "(예전보다) 더 극단적인 표창원 의원의 어르신 폄하 망언에 대해 반드시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례한 세대간 편가르기 만행이 더불어민주당 공식 입장인지 반드시 해명돼야 하며, 무엇보다 문재인 전 대표의 뜻인지부터 당장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대변인은 끝으로 "기독교 폄하, 포르노 발언 등 잊을만하면 나오는 막말 대명사 표창원 의원은 즉각 대국민 사죄를 하고 의원직 사퇴로 속죄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은 "지금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고 어르신들의 경륜을 어떻게 사회의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표창원 의원의) 이런 시대착오적인 신고려장 발상은 65세 이상 건강하게 열정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계신 국민들께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표창원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당연히 반기문 전 총장 생각도 했지만 그분만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아니며 나도 스스로에게 65세를 정치 정년으로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표창원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기만 하다.

     

  • ▲ 좌측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 좌측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 표창원, 누굴 겨냥한 것인가?

    누가 봐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글이다.

    스스로의 결심을 넘어 당장 자당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글을 올린 표창원 의원의 의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인터넷상에선 표창원 의원의 글을 두고 '대체 누굴 겨냥한 것이냐'는 물음표가 잇따랐다.

    반기문 전 총장을 떠나, 대권을 꿈꾸는 다른 인사들을 염두에 두고 '고의로' 이런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다.

    실제 표창원 의원이 글을 올린 16일에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대선출마설이 여의도에 퍼지고 있던 상황이다.

    1. 김종인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의 대선출마설과 관련해 당장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만약 그가 탈당해 제3세력의 구심점에 설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큰 치명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대패(大敗)의 기로에 놓인 더불어민주당을 구한 영웅이다. 하지만 친문(親文) 패권세력은 작년 일은 까맣게 잊은 듯 김종인 위원장을 문전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친문(親文) 패권의 중심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나는) 난파 직전의 더불어민주당호의 선장을 맡아 오로지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노욕, 셀프'라는 온갖 수모를 다 참아가며 오늘의 원내 제1당을 이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최근 개헌론 등을 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설전을 벌여온 김종인 전 위원장이 친문 세력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새해부터는 경제민주화와 개헌에 대해 목소리를 더욱 높이며 반문(反文) 세력 규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 홍석현

    중앙일보 지면과 JTBC 방송을 통해 보수와 진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홍석현 중앙미디어그룹 회장의 대선출마설은 지난해 12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홍석현 회장은 당시 출간한 에세이집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를 통해 "문화 세상·매력 국가를 꿈꾼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손석희 사장의 영입을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비유하면서 "그에게 보도에 관한 권한 일체를 맡겨 참견하지 않을 작정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손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촉한(蜀漢) 왕, 유비에 빗댄 것이다. 최근 주가가 치솟고 있는 손석희 사장을 역사상 최대 전략가로 꼽히는 제갈량으로 표현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홍석현 회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리셋 코리아: 내가 바꾸는 대한민국'이란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날 홍석현 회장의 발언이 본격적인 대선출마설의 불을 당겼다.  

    홍석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언론사 사주로서의 객관적 발언이 아닌, 주관적이자 정치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다른 언론과 정치권에선 "홍석현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이번 대선에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3. 문재인

    표창원 의원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65세 정년을 도입하자고 제안하자, 네티즌들은 문재인 전 대표의 나이도 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의 지적처럼 "만 63세인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2년 뒤에 그만두게 하자는 것이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표창원 의원은 그동안 친문(親文) 세력의 핵심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표창원 의원의 주장을 전제로 정치권에선 "그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리고 이재명이나 안희정 같은 젊은 대권주자들과 손을 잡았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표창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 당일인 지난달 9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손을 맞잡았다. 3일 뒤인 12일에는 스크린토크 GV에 나란히 참석해 동질감을 키웠다.

    아울러 표창원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맥을 이어갈 남자'로 꼽으며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내민 바 있다.

     

  • ▲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한 표창원 의원. ⓒ뉴시스
    ▲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한 표창원 의원. ⓒ뉴시스

     

     

    #. 친문(親文) 패권세력의 본질

    표창원 의원은 해명 글에서 "전 스스로에게 65세를 제 정치 정년으로 설정했다"고 했다.

    또한 "65세 혹은 그 전에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에서 은퇴하고 제한된 저술과 강연만을 하며 아내와 여행 및 노후생활을 즐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혹시 저도 노욕이 생겨 65세 이후에도 공직을 탐하면 오늘 드린 말씀 내어 놓고 절 강퇴시켜달라"고도 했다.

    65세 이상 국회의원 및 공직 진출을 꿈꾸는 이들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처사다.

    100세 시대를 앞둔 상황이다. 65세라는 나이를 그다지 노후(老朽)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빗발친다.

    정작 더불어민주당 내에도 65세 이상 중진의원들이 상당수다. 그럼에도 표창원 의원은 65세 이상의 모든 이들을 '노쇠의 감옥'에 가둬버렸다.

    "군복무 1년 단축", "북한 투표권 17세"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에 이은 '교언영색(巧言令色) 제2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만약 표창원 의원이 친문(親文) 세력을 등진 것이 아니라면 '오로지 문재인만을 위한 선거제도 수정안'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운동권 민주당계 디엔에이(DNA)를 고스란히 드러냈을 뿐이다.

    반대로 범여권 진영에서 '대북결재 의혹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선출마를 금지시키자'고 했다면, 표창원 의원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가 궁금하다.

    정치권의 진영 논리는 상대적(Relative, 相對的)이다. 따라서 어떤 상대적인 규정은 보편적이 아닌 특정한 것과의 관계에 의존한다는 명제 성립이 가능하다.

    표창원 의원 스스로가 해명에서 "당연히 반기문 전 총장 생각도 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표창원 의원은 반대로 문재인 전 대표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의혹을 수용할 수 있을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수없이 많은 운동권 민주당계 인사들이 노인을 무시해왔다. 그러다가 정작 선거 며칠 전에는 태도가 돌변한다. 노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내놓겠다고 입에 침을 바른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돼온 학습효과(Studying effect)다.

    "60~70대 노인분들은 (투표 안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했던 정동영 의원은 어느덧 65세(만 63세)가 됐다.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고 했던 유시민 전 의원은 59세(만 57세)로 곧 환갑을 맞는다.

    만 나이로 따질 것 없이 65세가 된 문재인 전 대표도 대선출마를 포기해야 하나?

    표창원 의원이 무슨 생각으로 '노인 폄하' 발언을 던진 것인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툭하면 터지는 노인 폄하 발언이다. '불효정당 DNA'가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97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 그의 나이는 73세였다.

    고령을 문제 삼자 DJ는 "젊었을 때 세번 다 안뽑아주더니, 이젠 네번째 나오니 나이 많다고 안 된다는 거냐"며 볼멘소리를 터뜨렸다.

    표창원 의원이 대체 무슨 불만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상처만 남은 망언(妄言)'이라는 평가와 기록이다.

    표창원 의원의 이번 발언 논란은 'DJ 얼굴에 침뱉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