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통계의 외국인 근로자 수, 환치기 사용률 등 대입하면 연 100억 달러 넘을 듯
  • 2016년 기준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약 180만 명, 이 가운데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는 1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돈은 얼마나 될까.

    ‘연합뉴스’는 지난 16일 캄보디아 현지 언론 ‘프놈펜 포스트’를 인용, “한국에 체류하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2016년 고국으로 보낸 송금액이 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070억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프놈펜 포스트’는 캄보디아 노동부 발표를 인용, “한국에 나가 있는 근로자는 4만 4,229명으로, 2016년에만 7,371명이 한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프놈펜 포스트’에 따르면, 한국 내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돈을 고국으로 보낼 때 은행 간의 외환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환치기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에서 송금하면 수수료가 송금액의 4~5%이고, 고국에서 출금하는데도 최소 2~3일이 걸린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프놈펜 포스트’는 “한국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송금이 이뤄질 것”이라는 캄보디아 노동부 헹 수어 대변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1,200달러(한화 141만 9,000원)이며, 이들이 고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2012년 8,000만 달러(한화 약 946억 원)에서 2014년 훈센 총리가 방한한 뒤 ‘외국인 노동 쿼터’가 늘면서 2016년에는 3배가 됐다고 한다.

  •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외국인의 송금을 편리하게 만드는데 집중할 뿐 이들의 환치기 사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2016년 3월 JB전북은행과 한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 업무계약 체결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외국인의 송금을 편리하게 만드는데 집중할 뿐 이들의 환치기 사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2016년 3월 JB전북은행과 한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 업무계약 체결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는 외국인 가운데 4% 남짓인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고국으로 송금하는 돈이 3억 달러에 달한다면, 전체 외국인이 매년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얼마나 될까.

    2016년 4월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당시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액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당시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연간 13억 달러.

    하지만 2015년 12월 ‘이코노믹 리뷰’의 보도를 보면, 정부 통계는 사실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당시 기사에는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2014년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국외 송금액은 58억 달러(약 6조 8600억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는 대목이 있다.

    2016년 6월 29일 서울시가 내놓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27만여 명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월 평균 107만 원”이라고 나와 있다. 서울에서만 월 2,889억 원, 연 3조 4,668억 원이라는 돈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국내 거주 외국인 수, 환치기 조직을 운영하는 국가(중국, 서남아시아, 이슬람 국가) 등을 대입하면, 외국인들이 해외로 송금하는 돈은 연간 10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별 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 정부까지도 이어지는 다문화 우선정책의 영향도 있지만, 정부 부처와 관계기관 간의 협의 때마다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송금할 때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자”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