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책임부터 차기 대권주자까지 각양각색, "문재인 안된다"만 한목소리
  •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에 출동한 바른정당 지도부는 '보수의 심장' 대구의 민심을 추어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바른정당의 '투톱'인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선봉에 섰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대구·경북에서 투표율 80%~득표율 80%라는 '8080'을 목표로 들고 나와서 '과연 할 수 있겠는가' 걱정했는데, 여러분들이 투표율 80%, 득표율 80%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대구·경북은 우리 보수우파의 성지(聖地)"라고 치켜세웠다.

    유승민 의원도 "대구가 보수의 심장 아닌가"라며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한민국 보수가 똑바로 갈 수 있겠느냐"고 대구의 보수 정서에 호소했다.

    과연 지역민들은 어떤 생각일까. 이날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장 안팎에서 만난 시민들은 분분한 의견을 모여 '보수의 심장' 대구의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사상 초유의 보수정당 분당(分黨) 국면에서 혼란에 빠져 있음을 짐작케 했다.

  • 18일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무성 의원,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 유승민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사진 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8일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무성 의원,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 유승민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사진 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朴대통령… "물러날만한 잘못 아냐" vs "판단력 약했다"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서부터 일단 의견들이 엇갈렸다. 대구시민 이모(50대·여성)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만한 잘못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주변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민 윤모(50대)씨는 양비론(兩非論)이었다. 윤 씨는 "첫째로는 주변 문제가 크다"면서도 "대통령의 판단력도 약했던 것"이라고 혀를 찼다.

    창당대회가 열린 수성대 인근에서 만난 대구 택시기사 송모 씨는 "아버지·어머니를 봐서 찍어줬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 물러나야지"라면서도 "한때 박대통령만 부르짖었던 국회의원들 행태를 보면 정치가 참 비정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 지난해 4·13 총선에서 진박 감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낙천돼 무소속 출마한 뒤 생환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대구시당 창당대회 축사 도중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창당대회에서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해 4·13 총선에서 진박 감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낙천돼 무소속 출마한 뒤 생환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대구시당 창당대회 축사 도중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창당대회에서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眞朴 공천… "이런 게 정치인가 싶어" "과정 잘못됐다"

    사상 초유의 보수정당 분당을 목도한 대구시민들은, 대체로 분당의 근원이 된 지난해 4·13 총선의 '친박 막장 공천 사태'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시민들은 지난해 대구·경북을 논란에 휩싸이게 했던 '진박 감별'에 대해 예외 없이 쓴소리를 했다.

    윤 씨는 "(주호영·유승민 의원에게) 공천을 줬으면 이럴 (분당될) 일이 없다"며 "친박들만 진박이라고 똘똘 뭉치니 이럴 줄 알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친박들의 집단적 기득권이 너무 심해지니까 대구시민들도 정치를 똑바로 할 정당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 아니냐"며 "바른정당은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을 대체할 정당"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동구에서 온 강모(49·여)씨는 "지금 국가적으로, 정치적으로 너무나 시끄럽다"며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한데 (바른정당이 생겨) 희망적"이라고 바른정당 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강 씨는 지난 4·13 총선 때 '진박 공천' 논란에 대해 "마음이 많이 아팠고 '저건 아닌데, 이런 게 정치인가' 싶었다"며 "4·13 때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송 씨는 "유승민·주호영을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공천을 주지 않은 과정이 잘못됐으니까"라고 '진박 공천'은 잘못됐다면서도 "복당(復黨)이 됐으니까 내부에서 어떻게든 교통 정리를 했어야 한다"고 분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18일 오전 수성대학교 성요셉관 4층과 5층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18일 오전 수성대학교 성요셉관 4층과 5층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그릇 안돼" "발목만 잡은 사람" "좌편향"

    보수정당이 분당한 가운데, 대선은 빠르면 4월 중순에서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실시된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보수정당과 대구 민심이 갈라진 가운데, 다가오는 대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송 씨는 "이렇게 갈라져버리니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된다"고 버럭 화를 냈다. 그는 "문재인은 대통령할 그릇이 안 되고, 박대통령 4년 내내 반대만 한 사람"이라며 "정치·경제·안보 뭐 하나 의논에 진지하게 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생각만큼은 다른 시민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씨는 "문재인은 발목만 잡던 사람"이라며 "주위에서도 평이 좋지 않다"고 얼굴을 찡그렸다.

    윤 씨는 "문재인은 너무 좌편향돼 있고 철학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그분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강 씨도 "문재인은 일단 반대"라며 "일전에 새누리당을 그냥 지지하던 시절에도 반대였지만, 지금 고민해보고 생각해봐도 문재인은 역시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렸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100여 명이 몰렸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18일 오전 대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에서 열렸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1100여 명이 몰렸다. ⓒ대구=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렇다면…? 반기문·유승민부터 '공정경선론', 체념까지 각양각색

    그렇다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항해 내세워야 할 후보는 누구일까. 이 부분에 있어서 대구시민들의 생각이 다시금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는 다소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바른정당 후보가 누가 될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이쪽으로 오면 반기문을 내세우는 게 유리하지 않겠는가"고 점쳤다.

    반면 윤 씨는 "반기문 (전 총장)이 와가지고 투어하는 걸 보니 아직까지 정치인이 아니던데, 정치인다운 정제가 필요할 것"이라며 "반기문이 입당한다면 아주 공정한 경선을 해서 뽑히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대권주자로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강 씨는 "그 문제(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생각하고 고민해봤다"며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은 당당하게 앞에서 하는 사람인 유승민 의원을 정의롭고 솔직해서 좋아한다"고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송 씨는 운전 중에 대선에 대한 질문을 받자 "투표는 할텐데…"라고 크게 한숨을 쉬더니 "문재인이 돼도 지(자기) 혼자 마음대로 할 수야 있겠나"라고 대선 결과에 대해 다소 체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른정당 창당대회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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