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군사훈련 등 없는데 ‘비상’ 명령 내린 것 처음…北주민들, 트럼프 취임 몰라
  • "진짜 트럼프가 대통령이란 말이야? 위험한데…." 북한군 부대를 찾은 김정은의 모습. 북한이 지난 20일 정오부터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진짜 트럼프가 대통령이란 말이야? 위험한데…." 북한군 부대를 찾은 김정은의 모습. 북한이 지난 20일 정오부터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일(현지시간) 美워싱턴 D.C.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美대통령에 취임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짝 쫄은 걸까. 북한이 지난 20일 갑자기 군에 ‘비상’을 선포해 눈길을 끌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1일 “북한군이 지난 20일 정오부터 전투동원태세에 돌입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인민무력성 명의로 북한군 전체에 ‘전투동원태세’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 준전시상태나 전투동원태세, 완전전시상태와 같은 명령은 최고사령관(김정은)이나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내려왔다”면서 “이번처럼 인민무력성이 직접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한 것은 처음이어서 군 지휘관들도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의 설명에 따르면, 준전시상태의 경우 전시에 대비할 준비를 갖추라는 명령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 반면 이번에 인민무력성이 북한군 전체에 내린 전투동원태세는 군과 교도대에만 한정된 명령이라고 한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이번 명령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다만 명령의 성격은 준전시상태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이보다 더 높은 명령은 ‘완전전시상태’뿐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오히려 “지금 남쪽에서 무슨 전쟁연습 하는게 있느냐”고 되물어왔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낮 12시부터 인민군 부대들이 전투동원태세에 진입한다는 명령이 하달됐는데 대체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보통 남쪽에서 ‘팀 스피리트’와 같은 대규모 전쟁연습을 할 때면 준전시상태가 선포됐다”면서 “하지만 지금 남쪽에서 특별히 전쟁연습을 하지도 않았는데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됐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고, 새해 신년사와 최근 노동신문에 나온,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예고에도 무관심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나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인민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역 군인들은 이번 전투동원태세가 다가오는 음력 설과 김정일 생일을 맞아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北인민무력성이 북한군 전체에 내린 ‘전투동원태세’는 김정은과 그 일당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바짝 졸아 내린 명령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장관들이 미국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북한 핵문제와 테러조직 ‘대쉬(ISIS)’를 반복해서 꼽은 게 아무래도 김정은 집단에게는 두려웠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