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농업 소식통 “올해 비료생산 어려워 그런 것” 주장…시장경제 확산 두려운 듯
  • 일반적인 북한 장마당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반적인 북한 장마당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집단이 또 주민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터전인 ‘장마당’ 운영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4일 “북한이 새해 ‘첫 전투’를 이유로 1월 9일부터 전국의 장마당 운영시간을 오후 4시부터 9시까지도 제한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김정은 생일 다음날인 1월 9일부터 장마당 운영시간을 2016년에 벌인 ‘200일 전투’ 때와 동일하게 변경했다”면서 “장마당 운영시간이 줄어들자 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강도 소식통은 “2015년 4월부터 10월까지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주민들을 각종 건설에 동원하면서 장마당 운영을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제한했고, 2016년에도 ‘200일 전투’ 기간 동안 장마당 운영 시간을 동일하게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집단이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노동당에서는 새해 첫 전투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변명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하자 계란, 두부, 콩나물 등 반찬거리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며 당국을 비판했다고 한다.

    김정은 집단이 이처럼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농업 부문 소식통은 “새해 거름생산을 하려면,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서 “2016년에는 국내에서 비료를 생산했고, 중국에서 수입도 했지만 2017년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은 새해 들어 가구당 인분 700kg을 생산해 바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함경북도 농업 부문 소식통은 “화학비료는 대부분 원유가공으로 만들어지는데 2016년에는 러시아로부터 싼 가격에 원유를 대량으로 구입·가공해 상당량의 비료를 생산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 노동당의 편을 들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장마당 운영시간 제한으로 물가가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음력설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이 일시 중단되고, 중국 장사꾼들이 음력설을 쇠기 위해 모두 귀국한 탓”이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식통 또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2015년부터 장마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장마당이 없으면 국가가 우리 생계를 보장할 거냐’는 주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은 집단이 이처럼 매년마다 장마당 운영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시장경제에 대해 눈을 뜨게 될까 우려하는 탓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은 20년 전 ‘고난의 행군’ 시절을 겪으면서 스스로 식량을 조달하기 시작, 한국의 재래시장 같은 ‘장마당’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장마당’은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써 뿐만이 아니라 외부세계 정보 유입, 외부세계 물품 유입의 통로로도 활용돼 왔다. 이에 김정일 때부터 ‘장마당’을 없애려 노력했지만,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여서 번번이 실패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에는 ‘장마당’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불법품목’ 거래의 단속을 강화하거나 여러 가지 노력동원을 핑계로 운영시간을 줄여보려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