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 공식 사과 "한국 국민들은 우리의 진실하고 깊은 유감을 받아주길 바란다"
  • ▲ 필리핀 경찰관들이 공권력을 악용해 강도짓을 벌였다. 이들은 한국인 관광객 3명을 감금한 채 금품을 빼앗고 몸값까지 뜯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관련 필리핀 일간지 '인콰이어' 보도 일부.ⓒ'인콰이어' 홈페이지 캡쳐
    ▲ 필리핀 경찰관들이 공권력을 악용해 강도짓을 벌였다. 이들은 한국인 관광객 3명을 감금한 채 금품을 빼앗고 몸값까지 뜯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관련 필리핀 일간지 '인콰이어' 보도 일부.ⓒ'인콰이어' 홈페이지 캡쳐

    필리핀 경찰관들이 이번에는 한국인 골프 관광객 3명을 감금해 금품을 빼앗고 몸값까지 뜯은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2016년 12월 30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골프 관강객 3명이 불법도박 누명을 쓰고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범행을 저지른 필리핀 경찰관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을 급습, 1만 페소(한화 약 23만 원)의 현금과 컴퓨터, 보석류, 골프채는 물론 골프 신발까지 빼앗아 갔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이후 8시간 동안 경찰서에 구금돼 있다가, 지인이 30만 페소(한화 약 700만 원)를 몸값으로 지불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론 아퀴노 중부 루손 지방경찰청장은 ‘AFP 통신’에 “그들은 (단지) 골프를 치기 위해 필리핀에 왔을 뿐인데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경찰관 7명은 모두 해고됐다고 한다. 그러나 형사 고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퀴노 청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에 있는 피해자들이 직접 와야 (사법처리가) 진행 되는데, 겁에 질린 피해자들이 필리핀에 오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경찰들의 이번 범행은 피해자들이 駐필리핀 한국대사관에 신고하고 대사관 측이 필리핀 경찰청에 공식 조사를 요청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필리핀 경찰들의 한국인 대상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10월에는 한국인 사업가 지 모(53) 씨가 자택에서 경찰들에 의해 마약 혐의를 뒤집어쓰고 납치된 뒤 케손市 경찰청 본부로 끌려가 살해 당했다.

    범인들은 지 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도 피해자 가족에게서 약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600여 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노 청장은 “두 사건이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앙헬레스 내 '무늬만 경찰'인 사람들이 한국인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키노 청장은 “한국인을 상대로 한 유사 사건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신고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피해자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파악한 뒤 즉각 필리핀 정부에 항의했으며, 駐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추가 소식을 보고 받고 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사업가 지 씨가 살해됐을 때도 윤병세 외교장관이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해 유감 표명 및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면서 "현재 현지에서는 駐필리핀 한국대사 주재로 회의도 열렸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필리핀 정부에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러나 필리핀 내 치안 문제, 경찰 부패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가 직접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며 “駐필리핀 한국대사관과 지속적으로 연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24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필리핀 경찰의 납치 및 살해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中‘신화통신’ 인터넷판 ‘신화망’에 따르면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인명 손실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면서 “한국 국민들은 우리의 진실하고 깊은 유감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