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시아 경제제재' 두고 온도차…트럼프 "제재 언급 일러", 메이 "제재 유지"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英총리와 만나 취임 후 첫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美·英만의 ‘특별한 관계’를 과시하며,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사진은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 진행 중,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는 (왼쪽부터) 메이 英총리, 트럼프 美대통령.ⓒ美'CNBC' 뉴스 중계영상 캡쳐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英총리와 만나 취임 후 첫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美·英만의 ‘특별한 관계’를 과시하며,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사진은 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 진행 중,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는 (왼쪽부터) 메이 英총리, 트럼프 美대통령.ⓒ美'CNBC' 뉴스 중계영상 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英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국 정상은 美·英만의 ‘특별한 관계’를 과시하며,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美 ‘CNN’, ‘PBS’ 방송, 英‘텔레그라프’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트럼프 美대통령과 메이 英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메이 英총리가 (새로운 美정부가 출범한 뒤) 공식적으로 미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 정상이라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위대한 유대 관계’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우리는 이 특별한 관계의 지속적인 지지를 약속한다”면서 “미국과 영국은 번영과 법치주의의 상징이다. 이러한 점이 미국이 영국인들의 주권과 민족 자결주의(브렉시트를 가리킴)를 존중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메이 英총리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취임 직후 자신을 제일 먼저 초대해준 것에 감사함을 표하며 “오늘 우리는 여러 주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많은 부분에 대해서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테러조직 ‘대쉬(ISIS)’와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을 격퇴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메이 英총리는 “양국은 이미 ‘대쉬’를 포함해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메이 英총리는 미국과의 대화가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시리아와 러시아 문제와 같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방위·안보 협력에 있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집단방위의 보루(堡壘)임을 인정하고, (NATO 동맹국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메이 英총리는 특히 “당신은 오늘 회담에서 ‘NATO를 100% 지지한다’고 확인했다”면서 “그리고 저는 또한 공평한 방위비 부담을 위해 유럽의 동료 지도자들이 자국 GDP(국내총생산)의 2%를 지출하도록 독려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메이 英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NATO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트럼프 美대통령의 입장이 다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메이 英총리의 발언에 즉각 반응하지는 않았으나,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시간에서 NATO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美대통령은 NATO에 대한 ‘기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로 달라진게 없다”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대쉬’ 등 안보위협에 대처해) 함께 싸울 것이라는 점”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메이 英총리는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美·英 사이의 연간 교역규모는 이미 150억 파운드(한화 약 21조 9,900억 원)에 달한다”면서 “영국에 투자할 수 있는 단일국 규모로서는 미국이 가장 크며, 양국은 상호 경제에 약 1조 달러(한화 약 1,167조 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 英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나는 美·英 사이의 무역협정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영국이) ‘브렉시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간 관계가 특히 공고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국제사회의 ‘對러시아 경제제재’를 두고 트럼프 美대통령과 메이 英총리는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28일 있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며, 러시아 제재해제는 얼마나 가까워 졌는지’를 묻는 英‘로이터’ 기자에게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 지금 언급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모든 국가들과 이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러시아, 중국 등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에 나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그것은 (미국에)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 英총리는 “우리는 ‘對러시아 제재’에 대한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영국은 ‘민스크 협정’이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고, 그전까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