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패권주의에 염증 느낀 김종인, 안희정 등에 탈당 권유...민주당 "부적절" 비판

  • 더불어민주당에 탈당 바람이 몰아칠 조짐이다.

    탈당 결행을 앞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최근 안희정 충남지사 등에게 탈당을 권유, 비문(非문재인)계 이탈 여부에 촉각이 쏠리면서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5일 안희정 지사를 만나 "민주당 대선후보는 결국 문재인 전 대표가 될 테고, 5년 뒤 안 지사에게 기회가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고 31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여야를 뛰어넘어 50대 후보들이 모여 이번 대선에서 돌풍을 한번 일으켜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며 사실상 탈당을 권유했다. 이에 안 지사는 "탈당하지 말고 민주당 경선에서 저를 도와달라"며 김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민주당 비문계 내부에선 2월쯤 탈당 바람이 몰아칠 것이란 주장이 흘러나왔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확장성 한계와 친문(親文) 패권주의에 염증을 느낀 김 전 대표가 이미 탈당계를 작성해 놨고, 2월 초 탈당 등의 중대 결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친노(親盧·친노무현)계 출신인 안희정 지사를 만나 탈당을 권유한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했던 김 전 대표가 비문계 인사들과 집단 탈당에 나선다면 친문 패권주의가 새삼 재조명되면 정치권의 반문(反문재인)연대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꺾는 주된 역할을 도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설 연휴를 전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지원 대표 등과 연이어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도 비문계 지지세력이 있다는 점에서 김 전 대표의 탈당이 대권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의 행보를 강하게 경계하고 나섰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전 대표가 안 지사에 탈당을 권유했다는 보도에 대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표의 탈당 여부에 대해서도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다른 분들이 탈당을 하겠느냐'는 얘기도 있어서 그 부분은 지켜봐야 된다"며 "저희가 정권 교체를 중심으로 나가는 길에 함께 하기를 저희는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집단 이탈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