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모든 것 다 한다는 느낌""선진국에선 재난사고에 대한 책임을 국가원수에게 묻지 않아"
  •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
    ▲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해 "안전수칙을 안 지킨 선박회사 탓"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미흡한 대처로 화를 키웠다'는 탄핵소추위원단의 '대통령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

    세월호 사고 당시 국가안보실 차장을 지낸 김규현 수석은 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재난 사고의 책임을 국가원수에게 묻는 선진국은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수석의 이번 증언은 청와대의 기존 입장과 더불어, 앞서 2014년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발표한 '여객선 세월호 전복사고 특별조사 보고서'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의 원인은 ▲선박 증축 등 개조에 따른 복원성 약화 ▲부족한 선박평형수 ▲과도한 화물적재 ▲부실한 고박 ▲당직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 등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 30분경 박 대통령이 해경청장에게 특공대를 투입하라고 지시할 때 이미 구조작업이 불가능한 상태였는 데에도 해경청장이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또한 "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9시 30분까지가 사실은 (구조가 가능한) 골든 타임이었다"며 "(이준석 선장이) 9시 15분경 학생들에게 구명복을 입고 올라오라고 했으면 됐는데 자신들만 빠져 나갔다"고 지적했다.

     

  • 박헌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열리는 첫 변론기일인 이날 재판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지휘에 따라 8인 체제로 진행됐다. ⓒ뉴시스
    ▲ 박헌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열리는 첫 변론기일인 이날 재판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지휘에 따라 8인 체제로 진행됐다. ⓒ뉴시스

     
    나아가 김 수석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떠넘겨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911테러는 미 정보기관의 협조 부족으로 사전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음에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지는 않았다"며 "영국의 런던 지하철 폭발사건, 프랑스 파리 테러,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에도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자신이 지켜본 박 대통령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박 대통령의 나라 사랑과 겨레 사랑은 그 누구보다 컸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다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자존의식 없이는 국가도 없다'면서 사대주의적인 생각을 꾸중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한편 박헌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열리는 첫 변론기일인 이날 재판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지휘에 따라 8인 체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