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숨은 2인자' 김원홍 해임 배경?…통일부 "월권, 부정부패 때문인 듯"
  • 북한 김정은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하며 ‘숨은 2인자’로 일컬어지던 김원홍(72) 국가안전보위상이 최근 전격 해임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원홍, 김정은.ⓒ통일부 북한정보포털, 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북한 김정은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하며 ‘숨은 2인자’로 일컬어지던 김원홍(72) 국가안전보위상이 최근 전격 해임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원홍, 김정은.ⓒ통일부 북한정보포털, 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북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뒤 ‘숨은 2인자’로 불리던 김원홍(72) 국가안전보위상이 최근 전격 해임됐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월 중순쯤 북한 국가보위상 김원홍이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로 강등된 뒤 해임됐다”면서 “현재는 당 조직지도부가 김원홍과 보위성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벌 수위와 대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준희 대변인은 김원홍의 해임 배경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보위성이 조사 과정에서 자행한 고문 등 인권유린과 함께 월권과 부정부패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이 핵심 측근이자 공포정치를 뒷받침해왔던 김원홍을 해임함으로써 간부층의 동요가 심화되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되는 등 체제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준희 대변인은 김원홍과 같은 김정은 핵심 측근 숙청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부, 핵심 엘리트 사회 내부에 (숙청으로 인한) 어떤 공포심이 작용하면서 (이로 인해) 일정한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안전보위성은 흔히 한국 국가정보원 같은 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권력은 국정원과 기무사, 검찰을 합친 정도로 막강하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원홍은 1945년 출생으로 김일성군사종합大를 졸업했고, 2009년 4월 인민군 대장으로 진급했다. 김정은 체제 초기인 2012년 4월 국가안전보위부장(現 국가안전보위상)에 임명돼, 2013년 장성택 前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과 처형을 주도했다.

    또한 2015년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5월 최영건 내각 부총리 처형 등 고위 간부의 숙청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사실상 북한 내부에서 2인자로 알려져 있었다. 

    김원홍은 최근까지 국가안전보위상과 함께 노동당 정치국 위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북한 권력 핵심에 있으면서 유일무이한 세를 과시했던 김원홍은 2016년 중순부터 이상 징후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통한 김원홍의 소식은, 지난 1월 1일 김정은의 금수산 참배에 동행했다는 보도가 마지막이다.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는 2016년 6월 소식통을 인용, 김원홍이 외할아버지 홍종우의 친일 경력 때문에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항일 빨치산 출신들이 친일파 출신에게 처형당하는 시국”이라는 조롱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16년 말, 국가안전보위성이 중앙당 조직지도부 6과의 검열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김원홍이 김정은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김원홍 해임 배경이 북한 권력기관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준희 대변인은 “지도부 간의 알력과 또 김정은을 둘러싼 갈등, 이런 것들은 여러 가지 추측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