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실성검증센터 "美인디애나대 박사논문, 20여개 타 논문 짜깁기" 주장"텍스트 표절, 말바꿔쓰기 표절, 2차 문헌 표절 등 모든 표절기법 총망라"

  • 박효종(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해외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논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연구부정행위 민간 조사기관인 연구진실성검증센터(센터장 황의원)는 2일 "방통심의위 위원장인 박효종씨의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박사논문에서 대량 표절이 확인됐다"며 "박씨의 논문은 비슷한 연구주제의 논문 20여 편 이상이 통표절, 또는 짜깁기 표절된 엉터리 박사논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가 거론한 박효종 위원장의 학위논문은 'Development and state autonomy : South Korea 1961-1979'라는 이름으로 1986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Indiana University) 정치학 대학원에 박사학위(Ph.d) 자격으로 제출된 것으로, 박정희 시대(1961-1979년)에 있었던 한국의 탁월한 경제발전에 대해 국가 자율성 개념을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박씨 박사논문의 표절 분량과 형태를 보면, 다른 문헌을 베끼겠다는 목적의식이 확실했고, 박 씨에게는 인디애나대학교 논문심사위원회가 이에 대해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논문에 있는 '감사의 말(Acknowledgement)'에서 인대애나대학교 논문심사위원회 교수들 모두를 호명하며 일일이 아첨을 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텍스트표절, 말바꿔쓰기표절, 2차 문헌 표절, 번역표절 등 생각해볼 수 있는 표절기법은 이 논문에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며 "'Taiwan'을 'Korea'로 바꿔준다든지, 다른 개발도상국에 관한 연구내용을 그냥 나라명만 바꿔서 표절한, 고등학생 리포트에서나 볼만한 유치한 표절을 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와 미디어워치 보도에 따르면 박효종 위원장이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논문들은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의 'Class, State and Industrialisation in South Korea(1984)' ▲르로이 존스(Leroy P. Jones)와 사공일의 'Government, Business, and Entrepreneurship in Economic Development : The Korean Case' ▲개리 제프리(Gary Gereffi)의 'Drug Firms and Dependency in Mexico : The Case of the Steroid Hormone Industry' ▲믹 무어(Mick Moore)의 'Agriculture in Taiwan and South Korea : the minimalist state?(1984)' 등 수십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다음주 중으로 인디애나대학교와 접촉, 박효종 위원장의 박사학위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디워워치 보도에 따르면 박효종 위원장은 2006년 7월 31일자 국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학문의 세계에서 베끼기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반지성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글의 정직성은 학자에게 있어 엑세서리가 아니라 정조나 절개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 국내 학계의 표절 관행을 조속히 타파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7년생으로 가톨릭대학교 신학부에서 석박사를 받고 서울대학교 국민윤리교육과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은 박효종 위원장은 1986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뒤 이듬해부터 1999년까지 경상대학교 국민윤리교육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부터 7년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를 지낸 박 위원장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제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와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 포럼'의 수장을 역임하며 보수우파 인사로 활동해온 박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역임하고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