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당 선전부장, 하지도 않은 말 때문에 숙청돼…보위성 검열단 6월까지 활동 예정
  • ▲ 김정은이 양강도에 보위성 검열단을 보내 노동당 관계 기관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RFA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2015년 9월 양강도 혜산시에 새로 세운 김일성·김정일 동상 제막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양강도에 보위성 검열단을 보내 노동당 관계 기관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RFA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2015년 9월 양강도 혜산시에 새로 세운 김일성·김정일 동상 제막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권력 실세로 알려져 있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이 지난 1월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신 재교육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앙강도에 대규모 국가안전보위성 검열단을 보내 노동당 기관들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월부터 양강도 혜산시에 보위성 검열단이 파견돼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보위성 검열단은 노동당, 행정, 사법, 검찰, 보위부까지 모든 기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보위성 검열단 파견의 직접적인 원인은 양강도당 선전부장이 권력다툼의 와중에 억울하게 숙청되었다는 주장이 노동당 중앙당에 제기되면서 시작됐다”며 “도당 선전부장의 숙청은 간부 내 알력과 권력암투로 인한, 억울한 희생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당 선전부장은 2016년 11월 김정은의 현지시찰을 앞두고 사전점검을 하면서 대홍단군의 ‘김정은 말씀비’ 앞에서 했던 말이 화근이 되어 즉각 숙청됐다고 한다.

    이때 양강도당 선전부장은 ‘김정은 말씀비’에 적힌 ‘대홍단은 참 살기 좋은 곳’이라는 문구를 보고서는 “살기 좋기는 무슨….”이라고 말했다는 신고로 숙청됐지만, 실제 그런 말은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양강도당 선전부장이 숙청된 뒤 노동당 간부들이 침묵했다가 뒤늦게 함께 사전답사를 갔던 사람들이 모두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이 문제가 노동당 중앙당에 접수됐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숙청당한 양강도당 선전부장은 지금도 행방이 묘연하다”며 “양강도 주민들은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뤄볼 때 선전부장이 처형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보위성 검열단의 집중검열기간이 6월까지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양강도당 선전부장의 억울한 숙청을 밝히기 위해 중앙에서 검열단을 파견했다고 하나 검열방식이나 투입 인력으로 볼 때 주민통제와 탈북방지 등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들의 이야기는 ‘권력이 모든 것’인 북한 독재체제에서 노동당 간부들 간의 치열한 권력 싸움이 과거 조선시대의 당파 싸움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