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도리'강조하며 전통적 보수층 대변자로… 대구 경제 발전 비전도 제시
  • ▲ 새누리당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대구 동아쇼핑 앞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새누리당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대구 동아쇼핑 앞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새누리당 김문수 비대위원이 대구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아무리 찾아봐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야 할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서울의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데 이어 지역구인 대구의 집회에도 참석하면서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대변자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문수 비대위원은 8일 대구 동아쇼핑 앞 자유민주주의 수호시민연대,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 주최하는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헌법재판소의 재판과정을 몇십 시간씩 들여다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자신들이 쓴 탄핵 소추 이유서를 틀렸다고 변경도 했다"면서 "심지어 변경된 소추사유를 찾아봐도 헌법과 양심에 걸리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그는 사정이 이런데도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배경에 대해 "저를 비롯해 다들 촛불을 겁내서"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은 "촛불이 광화문에 꽉 차서 여기 계신 분의 몇 백배가 촛불을 흔들어대는데 제가 보니 겁이 나더라"라면서 "불에 타죽으면 우야노, 끄실리면 우야노, 겁이 너무나서 가만히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심 저 깊은 곳에서 '문수야 뭐하노, 왜 니는 촛불은 두려워하면서 양심은 두려워하지 않노'라 물었다"면서 "은혜를 받았다면 의리를 지키고 최소한 보답이라도 하는 게 인간의 근본 도리다. 그것도 안 하면 인간도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비록 자신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덕 본 것이 없지만, 새누리당 정치인으로서 당에서 받은 은혜가 있으면 이에 보답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3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두 차례 지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의원이 먼저 탄핵돼야 한다"면서 "썩어 문드러진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며 정치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이 모여서 깨끗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청문회, 특검 수사 등에도 박 대통령에 대한 비리는 나오지 않은 점을 꼬집으면서 "고영태를 비롯해 밑에 있는 여러 사람이 자기 핸드폰까지 내놓고 얘기했는데 박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 집회에 참석한 그는 대구를 위한 이야기도 했다. "대구의 시민이 250만이 되는데 비행장을 뜯어내면 국제도시로 발전할 수 있겠느냐"며 "대구에 있는 대학교를 키워내고 대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문수 비대위원은 그간 새누리당 내 비주류 '잠룡'으로 분류돼왔다. 4.13 총선 이후에도 줄곧 친박계를 비판하며 당의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새누리당의 친박계 의원들도 거의 참석하지 않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면서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정치인은 김진태·윤상현·조원진·전희경·이인제·김문수 6명이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대구·경북 기자들과 만나 "나는 시간이 되는대로 태극기 집회에 가서 내 소신을 펼 것"이라며 "촛불이 관두면 태극기 집회도 끝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