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통합, 정운찬은… 외유 언제까지?

국민의당과 손학규 의장의 국민주권개혁회의가 통합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제3지대' 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손학규 의장의 합류로 '스몰텐트'가 쳐진 가운데 정운찬 이사장의 국민의당 합류도 시간문제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역시 정운찬 이사장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운찬 이사장도 어제 접촉이 돼서 빠른 시일 내에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설 연휴기간 손학규 의장과 자주 만나며 영입을 이끌어낸만큼 정운찬 이사장과의 합의도 조속히 이루겠다는 것이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이라며 "손학규, 정운찬, 김종인, 장성민 등 외곽 세력들과의 개화과정에서 우리를 최대한 낮추고 파격적 최고가로 공정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문턱을 낮추고 외부인사들이 경선 과정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느끼지 않도록 당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의 기대와 달리 정운찬 이사장은 당분간 외유(外遊)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정운찬 이사장은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내려라 임대료, 바꾸자 상가법'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국민의당 일정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힘을 키우다가 의기투합할 수 있는 정치결사체가 나오면 그들과 힘을 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지원 대표와 만날 약속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모여라'와 같은 텐트 형식의 교감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면서 "독자적인 노선으로 가면서 저의 힘을 좀 더 크게 하고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같이 정치를 할 생각"이라고 당분간 독자행보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이는 국민주권개혁회의 회원이 11만 명, 국민의당 당원이 18만 명 규모인 가운데 독자세력 없이 입당할 경우 안철수·천정배·손학규 등 국민의당 대선 후보들과의 경선에서 밀릴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운찬 이사장이 사실상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요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당이 3월13일 이전에 경선규칙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만큼, 이에 앞서 정운찬 이사장의 합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영환 대선기획단장이 "당원 중심 경선은 영입되는 분들에게 불공정한 것이 될 수 있어 그런 면에서 완전국민경선에 가까운 룰이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언급하면서 정운찬 이사장에게도 나쁘지 않은 여건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운찬 이사장은 오는 9일 서울대에서 동반성장연구소 포럼을 진행한다. 10일부터는 앞서 자신이 제안했던 경제현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운찬 이사장은 "구체적으로 어느 날, 어떤 토픽(주제)을 갖고 토론하고 싶으니, 좀 나와주십사 하고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