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범·총선번복' 문재인 자충수 vs. 安 "새로운 개혁" 호남토양 자극
  •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파죽지세' 기개를 보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권의 성지' 광주를 찾아 촛불을 들었다.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11일 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광주민심을 지지했다.

    안희정 지사는 광주 금난로 촛불집회 장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촛불광장 시민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선언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을 여야 모든 정치인들이 따르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대비 3배 이상 지지율이 상승한 안희정 지사의 현 기세를 비춰볼 때, 이번 광주 방문엔 다른 전략도 숨어있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나아가 호남에서 '안희정 바람'을 만들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노린다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더불어민주당의 선두 잠룡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자충수를 둔 현 실정을 반영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자신에게 '전략적 몰표'를 몰아준 호남민심에 스크래치를 여러 번 냈다. 작년 4·13 총선 때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안 도와주면 정계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패전 후 "호남에서 지지받기 위한 전략발언"이라고 말을 바꿨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진압 선봉장' 정호용 장군을 옹호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캠프인사로 영입한 것도 호남민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반문재인(反文)' 정서가 깔린 광주를 끌어안는 안희정 지사의 발언도 '안풍(安風)몰이' 분석에 힘을 실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광산동에서 열란 자신의 팬클럽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에서 '호남'이라는 이름은 눈물과 한(恨)의 역사"라면서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이후, 박정희 정부와 연이은 정부에 의해서 호남은 억압과 핍박과 유배의 서러운 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차별의 가장 슬픈 땅, 그게 '호남의 눈물"이라고 했다.

    호남을 어루만지는 듯한 안 지사 발언은 '실망감'만 선사한 문재인 전 대표와 명암을 달리한다는 평가를 만들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회원은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 내려와서 한 것은 무엇인가. 말만 바꾸지 않았나"라면서 "(하지만) 안 지사는 다르지 않나"라고 지지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의 지지'는 상징적 가치가 상당하다. 2002년 민주당 경선이 이를 방증한다. 당시 '대세론'을 구축했던 이인제 후보를 '무명' 노무현 후보가 역전하는 이변을 만들고, 정권재창출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후보가 대세론을 분쇄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호남의 지지가 꼽힌다. 당내 '광주' 경선에서 노 후보는 1위를 차지하며 '노풍(盧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래서일까. 안희정 지사는 "2002년 이인제 대세론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던 노무현의 역전, 그게 민주당의 DNA(유전자)"라면서 "2017년 우리는 새로운 기적을 만들 것이다. 이 기적은 민주당이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걸음 전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