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核·미사일 능력 과시, 유엔 안보리 결의 정면으로 위반한 도발 행위"
  • ▲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발사 실험에 기뻐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발사 실험에 기뻐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북한이 또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2일 오전 "북한이 7시 55분경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500여km로 추정된다. 현재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韓美) 양국이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도발 행위로, 북한의 핵(核)·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맞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합참은 "우리 군(軍)은 북한의 도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전 9시 30분부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긴급 NSC 회의에는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외교·통일·국방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차장, 외교안보수석 등 국가안보 관련 책임자들이 전원 참석했다.

    상임위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이날 서울청사에서 열린 민관합동 구제역·AI 일일점검회의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응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어떤 형태가 됐든 북한의 무력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기습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은 무력 도발로 세계에서  유례없는 3대 독재 정권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꿈에서 이제라도 깨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는 점차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고, 앞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말하면서 뒤로는 무력 도발을 하는 북한의 낡은 수법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군(軍) 당국은 철저하고 강력한 대비태세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주기 바라며 도발에는 응징만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정부와 군 당국은 대한민국 영토와 국민 안전을 지키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국제사회와도 더욱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NSC 논의 결과를 반영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외교부와 국방부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긴밀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미사일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美) 대통령에 취임한 지난달 20일 이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플로리다 주(州) 별장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 중인 트럼프는 발사 직후 기자의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 받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상황보고를 받은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거듭되는 도발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