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위원장! 지난 2009년 1월 당신이 부친(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 평양매체에 처음 등장한 노래 ‘발걸음’이 있습니다. 척척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 대장 발걸음 / 2월의 기상 떨치며 앞으로 척척척... 다소 군가처럼 느껴지는, 당신을 찬양하는 첫 가요이며 2천만 인민이 지금도 부르고 있죠.

    그 노래가 나온 지 근 10년이 지난 오늘, 척척척 앞으로 전진해온 당신의 당찬 노정을 한 번 뒤돌아보시죠. 확 달라졌습니다. 우선 당신의 전용도시인 평양에 창전거리, 류경원, 문수물놀이장, 과학기술전당, 미래과학자거리 등이 생겼지요. 인민극장에서는 당신에 대한 찬가창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답니다.

    지방에는 마식령스키장, 원산비행장, 연풍과학자휴양소 등이 생겼으며 하루가 다르게 군부대 산하 공장들이 현대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산업개척과 군사강국 확립 ‘명분’으로 있은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도 분명한 변화겠죠.

    이 황홀한 그림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2천만 인민이 종신토록 의무적으로 하는 정치학습과 조직생활이죠. 밥은 굶어도 수령충성의 사상교육은 멈출 수 없다는 노동당의 망언은 70년간 변함없습니다.

    하여 2천만 인민이 수령을 옹위하는 총포탄이 되겠다는 ‘특급정신병자’들이 되었으며 화재현장에서 사람보다 수령의 사진을 먼저 꺼내오는 ‘세계적인 괴물’로 변했지요. 할아버지 수령에서 손자 수령으로 이어지는 지독한 독재정치 때문에 70년간 멀건 죽을 먹으면서도 행복하다고 말해야지 안 그러면 수용소에 갑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외국은 고사하고 자기 사는 지역을 벗어나려도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 정말 개보다 못한 인생을 사는 인민들이죠. 그런 동물 같은 생활이 죽을 만큼이나 싫어서 지옥의 그 땅을 뛰쳐나온 탈북자들입니다.

    아시죠? 여기 남조선(대한민국)에만 3만 명이 있고 전 세계에 수천 여명이 있다는 걸. 자업자득입니다. 야만스러운 당신 일가의 독재정치만 아니었어도 이 땅에 탈북자는 없었겠죠. 오늘날 용감한 탈북민들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를 다니며 21세기 가장 포악무도한 당신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알리고 있습니다.

    제가 2년 전 여러 탈북단체장과 미국 뉴욕에 가서 북한인권운동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중 UN본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몇몇 북측인사가 참석해 무질서적인 발언으로 행사에 훼방을 놓더군요.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해도 막무가내였고 하도 기가 막혀 제가 그들 앞에 가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봐! 이성철 참사관 동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이 당신들보고 이렇게 국제행사장에서 막무가내 식으로 깽판을 치라고 했습니까? 그 무식한 인간이. 일국의 외교관이라면 최소한 예의는 지키세요. 참 불쌍하고 몰상식한 작자들이구만!”

    당시 상황을 스크린에 담아 세상에 나온 것이 영화 ‘퍼스트 스텝’입니다. 파렴치한 독재자 당신의 의해 자행되는 공화국의 참혹한 인권실태는 역사에 기록되죠. 영화 ‘퍼스트 스텝’은 당신 파멸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2017년 2월 13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