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토론회 방불케한 경기도 당원 연수…그러나 대선 지지율은 요지부동
  • 자유한국당이 14일 경기도 당원 연수를 통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것에 대한 설명을 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이 14일 경기도 당원 연수를 통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것에 대한 설명을 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대선후보 지지율에 내심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외연확장까지 꾀하려는 시도이지만 자칫 부작용만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1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경기도 당원연수를 열고 자유한국당 알리기에 애썼다.

    경기도의 당원 1천 여 명이 모인 이 자리에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을 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원유철 전 원내대표·안상수 의원이 참석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힘으로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이 하나로 단결하고 다시 뭉쳐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안보를 튼튼하게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이 여기까지 안정된 것은 여러분이 당을 굳게 지켰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 번 자유한국당이 나라를 맡아보라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을 한 세 사람이 모두 발언 기회를 가졌다. 세 사람이 발언을 쏟아내고, 당원이 이에 호응하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대선 경선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1년 전까지만 해도 통합 민주당 하늘은 먹구름이었지만 이제는 밝은 태양이 떴다"면서 "앞으로 대선이 언제 있을지 모르지만, 하늘이 또다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에는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이 겸손한 자세로 나아가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의미였다.

    경기 평택 출신인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향후 대선 경선을 염두한 듯 경기도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공을 들였다. 원 전 원내대표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심장"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 금년에 있을 대선에서 경기도 보수의 힘으로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 하자"고 선언했다.

    안상수 의원도 "저희들이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재 정치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에 신망받는 후보가 올라가면 50:50이 된다"고 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줄곧 당 로고와 당명이 찍힌 피켓을 들고 행사에 임했다. 당명을 개정을 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해 발언 기회를 얻은 대선주자들이 실수로 '새누리당'을 입 밖에 낼 때마다 벌금을 매겨야 한다는 말이 농담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는 '최순실사태'를 거치면서 이미지가 나빠진 새누리당에서 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으로 당명변화와 함께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새누리당'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를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대선 후보 세사람이 당원 연수를 하는 연단에 오른 것도 '최순실 사태' 대신 대선 경선쪽으로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본다면, 같은 날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 버스 출정식을 가진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국 각지를 순방하면서 유권자에 자유한국당을 알리고, 반감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의 버스출정식에 참석한 당 지도부. 이 버스는 전국 각지를 순방하며 유권자에 자유한국당을 알리게 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의 버스출정식에 참석한 당 지도부. 이 버스는 전국 각지를 순방하며 유권자에 자유한국당을 알리게 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러나 당 일각에서 자칫 부작용만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명 교체를 통해서 보는 손해가 만만치 않은데, 대선후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이를 메꾸기가 쉽지 않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당 일각에서는 당초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꾸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50대 이상이 많은데, 대선을 앞두고 당명을 바꾸면 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당명에 당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분당사태로 인해 현재 원내 2당이 됐다. 대선후보 투표용지에도 기호 1번이 아닌 2번을 받게된다. 여기에 새로운 당명 등을 홍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 소모도 현실적인 고민으로 제기됐다. 제대로 당을 알려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면서 외연확장을 꾀하는 '두마리 토끼 잡이'를 못할거라면 당명 변경이 큰 손해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새누리당 소속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아직 5%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되레 당 밖에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만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구도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앞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기대한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자유한국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른바 구룡(九龍)이 대선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에 군웅할거 시대가 열리는 듯 하지만 아직 뚜렷하게 정치적 파워가 있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중적인 정치적 파워는 결정적 순간, 한 순간에 크는 것이기 때문에 한 치 앞을 속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