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원령 지난주와 대비, 우상호 등 원내지도부 대거 불참'文 "명예로운 촛불혁명" 주장, 헌재 '탄핵인용' 대놓고 압박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종결을 일주일 앞둔 18일 '혁명'을 되뇌며 꺼져가는 촛불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거세게 압박했다.

    그는 이날 촛불집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는 우리 촛불시민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이런 촛불시민들의 모인 마음들이 정권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 힘이 될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나란히 촛불집회에 참석한 데 대해선 "안 지사 지지율도 오르고, 저도 함께 오르고 이러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라며 "우리 당 전체의 외연이 그만큼 넓어지는거고, 이게 함께 모인다면 그게 바로 정권교체의 힘이 될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날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도 문 전 대표와 함께 촛불을 들고 "박근혜 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지난주에 비해 상당수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날 집회에는 추 대표 등 친문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낸 반면 전날 문 전 대표와 정면 충돌한 우상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 원내대표는 촛불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던 지난 11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 전 대표와 나란히 촛불을 든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 우 원내대표가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내일(19일) 야4당 원내대표 회동 일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대선 경선과 관련한 지도부의 '역선택' 신경전 여파가 장외집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전날 당내부에서 대선 경선에서의 '역선택 우려' 목소리가 제기된 데 대해 "경쟁하는 정당에서 의도적, 조직적으로 역선택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대단히 비열한 행위"라고 강변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인 '박사모' 등이 민주당 경선에 개입, 자신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 언급한 것으로, "역선택 주장은 조직이 강한 쪽"이라고 반박한 우상호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역선택을 우려하는 쪽은 자기 측에 불리한 걸 안 하게 하려고 그런 우려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조직이 강한 사람이 국민참여경선 반대 논리로 역선택을 말한다"고 친문계를 정면 겨냥했다.

    일단 문재인 전 대표는 친문 지도부를 이끌고 촛불의 불씨를 키워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촛불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헌재의 탄핵 인용을 압박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특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경각심을 잊지 않는다면, 명예로운 촛불혁명으로 국민이 승리하는 위대한 역사가 시작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 고비를 넘기 위해 모두가 촛불로 온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호소 드린다"고 주장했다.

    혹여 탄핵이 기각돼 조기대선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강한 우려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집권에 몰두한 문 전 대표가 또다시 혁명을 외치며 헌법재판소를 대놓고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전 대표는 또 "지금 대한민국은 비상상황이다. 아직 탄핵도 장담할 수 없고, 경제도 위중한 상황"이라며 "헌재 심리 무력화 시도는 도저히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다. 하루라도 대통령 직을 더 유지하기위해 온갖 기행과 막장으로 심리를 지연시키며 헌법적 절차를 우롱하고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을 향해선 "노골적인 탄핵 반대운동 행태는 더 가관이 아닐 수 없다"며 "과거 차떼기 사건 때와 비교한다면 이번엔 천막당사가 아니라 석고대죄도 모자랄 판에 보수층 선동에나 앞장서고 있으니 이 무슨 염치없는 모습인가"라고 힐난했다.

    문 전 대표는 당분간 공식일정을 최대한 자제한 채 '탄핵 인용'을 위한 촛불집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의 촛불은 갈수록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일주일 남긴 상황에서 지도부의 역선택 신경전이 벌어졌다"며 "경선 관련 일정이 다가올 수록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