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일당이 공영언론 탄압? KBS 오보와 편향이 오히려 '국민 혼란'
  • 지난 18일 촛불집회 단상에 올라가 발언 중인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 ⓒ팩트TV 화면 캡처
    ▲ 지난 18일 촛불집회 단상에 올라가 발언 중인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 ⓒ팩트TV 화면 캡처

     

    촛불집회에 참석한 언론노조 관계자의 '태극기집회 비난' 발언을 놓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탄핵 지연 어림없다!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특검 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16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 상황실이 추산한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는 약 75만명이다. 당시 다수의 좌파단체 인사들은 무대 단상에 올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을 압박했다.

    이 중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참석자가 있었다. 바로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이다. 그는 반대 진영인 태극기집회 측을 향해 근거가 불분명한 비난을 쏟아내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수많은 인파가 몰린 태극기집회는 역대 최다 참가인원 250만명(주최 측 추산) 기록을 세웠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집회 목소리가 촛불집회보다 무려 3배 이상 컸던 상황이다.

    저녁 7시쯤 단상에 오른 성재호 본부장은 태극기집회를 향해 "오남용집회이며 박근혜 일당에게 돈을 받으면서 관변집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언론은 이러한 본질을 보도하지 않고 겉보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는 국정농단의 본질을 희석시켜 탄핵 기각이라는 여론을 일으켜 보려는 속셈"이라고 강변했다.

    성재호 본부장 발언에 촛불세력은 환호했다. 앞서 JTBC는 태극기집회와 관련해 ▲일반 참석 2만원 ▲혹한기 참석 6만원 ▲젊은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참석하면 15만원의 일당을 준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다.

    그러자 보수진영 측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돈을 받으면서 동원됐다는 근거는 공허하다"고 반박했다.

    한 예로 지난 11일 제12차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집회에 참가한 인파는 주최 측 추산 약 210만명이다. 무려 210만명이나 되는 인원들에게 일일이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청와대나 정부에 없다는 것이 상식적인 견해다.

    '관제데모'라는 의혹에 대해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이 내놓은 항변이 이를 방증한다. 김경재 회장은 "절대 집회하는 부분에 있어서 (보조금을) 쓰지 않는다. 저희는 정부보조금을 1년에 2억5,000만원 받는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한국노총은 1년에 32억을 받고 민주노총은 서울시로부터 15억을 받는다. 이렇게 받고 현장에 나온다"고 반론을 폈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도 태극기집회를 관제데모로 비하하는 세력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시급한 교정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태극기 집회는 동원이고, '관제데모'로 비하하고 왜곡하는 언론의 편향된 보도와 비정상적인 인식은 우리사회에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애국시민들의 엄중한 민심의 궐기"라고 꼬집었다.

    성재호 본부장은 1997년 KBS에 입사했다. 그리고 참여정부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이 이명박 정부 들어 해임되자 노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념적 위치가 왼쪽에 가깝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 13차 태극기집회에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3차 태극기집회에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성재호 본부장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재호 본부장은 "이런 보도에 앞장 선 언론은 어디인가. 바로 KBS, MBC, 그리고 수백억 원 정부지원 받고 있는 연합뉴스같은 공익 언론이다. 지금 태극기를 멘 이른바 극우단체 회원들이 연일 KBS와 MBC 앞에 모여들고 있다. 왜 그런가. 박근혜가 임명한 사장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KBS와 MBC 등 수백억 정부지원을 받는 방송사 및 언론사가 박근혜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의문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 과연 공영매체들이 언론탄압을 받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KBS 측이 오보와 논란을 부추기는 보도로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반론이 거세다. 작년 말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일 때 KBS의 메인뉴스 <뉴스9>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 전화번호를 공개했다'는 보도를 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오보였고, KBS 역시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았다.

    작년 12월 5일 방송된 KBS <뉴스9>에서 황상무 앵커는 "지난 2일 9시 뉴스에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찬반 성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했다고 전했는데 전화번호는 표 의원이 공개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이를 바로잡는다"고 했다.

    작년 11월에도 KBS는 오보를 냈다. 대통령 경호실에서 최순실 집을 경호한다는 보도를 낸 것. 당시 KBS '뉴스9'에선 "박근혜 대통령 취임한 직후인 2013년 4월 대통령 경호실은 서울 청담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 숙소를 마련했다. 공교롭게 이 숙소 바로 길 건너 100m거리에 최순실씨의 거처였던 오피스텔이 있어 대통령 경호실이 최순실을 경호한 것 아니냐"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11월 7일 청와대 측은 "(KBS 보도에 대해) 대통령 경호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의 아들을 경호하기 위해 청담동의 한 주택에 숙소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성재호 본부장의 발언이 일정부분 왜곡됐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KBS의 좌편향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KBS PD)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좌파적 이념을 가진 노조가 KBS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일까. KBS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이념 편향적 방송행태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KBS의 광복70주년 다큐멘터리 '뿌리 깊은 미래'의 2부작 반영이 꼽힌다. 당초 이 다큐멘터리는 4부작으로 기획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해방 후 대한민국 건국과 6·25를 설명하면서 곳곳에 대한민국 건국사에 배치되는 주장을 심었다. 예를 들어 흥남부두 철수는 북한 공산주의가 싫어서가 아니라 미국이 원자탄을 원산에 투하하려 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든가, 대한민국을 남녘으로 표현했다든가 등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는 것이 한정석 편집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6·25 와중에 북한 인민군이 자행한 학살만행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국군 보도연맹에 대한 총살집행과 같은 사실만을 '억울한 죽음'으로 표현해 빈축을 샀다. 이런 KBS 측이 과연 탄압을 받는 대상인지, 아니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장본인인지, 성재호 본부장의 주장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 ⓒ뉴시스
    ▲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 ⓒ뉴시스

     

    다음은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의 18일 촛불집회 발언 전문이다.

    인사드린다. 언론노조 KBS본부장이다. 언론문제 말씀드리러 나왔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태극기 보도와 관련된 국민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주 지나고 나면, 월요일이 되면, 신문에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 촛불집회' 양쪽 배열하면서, 방송에는 두 화면 동시 보여주면서, 마치 박근혜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50:50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두 집회, 단지 찬성과 반대가 다른 것뿐만 아니다. 언론은 그 본질을 보도하지 않는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 정확히는 태극기 오남용 집회라 해야겠지만 이 집회 본질이 무엇인가.

    바로 박근혜 일당에게 자금 받아가면서 동원된 관변단체들이 주도하는 집회 아니겠는가. 여기 계신 촛불, 누가 돈받고 동원돼서 여기 나와계신 분 단 한 분이라도 계십니까. 하지만 언론은 이런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또 있다. 태극기 집회 나가보면 말도 안되는 황당한 가짜뉴스에 현혹돼 마치 그것이 진실인 양 그렇게 믿고 나온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여기 가짜뉴스 현혹돼 나와서 촛불을 들고 나온 분 있는가.

    그런데 언론은 이런 본질보도 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피상적이고 겉보기 보도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 언론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국정농단의 본질을 희석시켜, 그래서 이른바 탄핵기각이라는 여론 일으켜보려는 속셈이 아닌가. 이런 보도에 앞장 서고 있는 언론들은 누구인가. 바로 KBS, MBC, 그리고 수백억원 정부지원 받고 있는 연합뉴스같은 공익 언론이다.

    지금 태극기를 멘 이른바 극우단체 회원들이 연일 KBS MBC 앞에 모여들고 있다. 왜 그렇겠나. 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박근혜가 임명한 사장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공영방송 언론개혁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희 언론 현업단체들은 언론개혁 반드시 이번 국회 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언론장악방지법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이래서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야당들은 말한다. 새누리당이 자유당이 반대해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누리당이 누구인가. 국정농단 공범 아닌가. 공범하고 무슨 합의하나. 당장 직권상정해서라도 언론장악방지법, 그리고 개혁 입법 통과해야 한다. 특검연장 반드시 통과시키기 바란다.

    구호 하나 외치고 내려가겠다. '촛불의 명령이다. 개혁입법 당장 처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