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캠프 발언 구설수…정 전 통일부 장관 "김정남 암살, '박정희 DJ 납치'와 같은 맥락"
  •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에 참석해 공동대표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에 참석해 공동대표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김정남 암살에 대해 "1973년 박정희가 DJ를 납치해 죽이려 한 사건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정 전 장관은 20일 '오마이TV' 인터뷰에서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은 정치권력의 속성이다. 절대 권력은 권력을 유지하려는 유혹이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김정은 입장에선 이복형 김정남으로 언제 권력이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이 항상 존재했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은 절대 권력을 지키려는 정치권력의 불가피한 일"이라고 북한의 암살을 정당화하는 듯한 논리를 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내고 유력 대선후보 캠프에 몸을 담은 정 전 장관이 반인륜적 국제범죄를 비판하기보다는 오히려 구시대적 발상으로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정 전 장관은 또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자신의 안위에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김정은이 잠재적 경쟁자인 김정남을 제거한 이유"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이 사건 때문에 남북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지난 14일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캠프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전 장관은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김정남 암살로 인한 대선정국 변수 가능성에 대해 "지금 보수 쪽에서는, 그리고 현 정부는 그렇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이 사건으로 북풍몰이를 하려고 하면 아마 오히려 역풍이 더 세게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을 비판하기 보다는 북풍(北風) 운운하며 비난의 화살을 내부로 돌린 것이다.  

    그는 또 "작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군사훈련 할 때 '김정은 암살' 등의 참수작전을 하겠다는 얘기도 했었고 금년에 미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원에서 여러 가지 대북정책 관련된 발언들이 나왔고, 김정남을 앞세운 망명정부 얘기도 나왔다"며 "이런 것들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굉장히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이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의 구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은 최근 문 전 대표 자문으로 영입된 직후 자신과 아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벌어지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연수차 체류 중이던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