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기협 초청토론회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전북서 장관 등용" 약속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는 "민간기업에 수단 없다" 선 그어
  • '조기 대선'이 특정 정당 후보들만의 '원사이드 게임'으로 흐르는 것에 국민적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선을 '1대1 구도'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대당 통합 등은 배제하되 대선을 '1대1 구도'로 치르기 위해 바른정당·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 후보도 연대해서 하나의 후보를 내,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로 유력시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맞서자는 제안이다.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는 제안이라, 향후 정치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국민의당, 내 마음 속에서는 단일화 대상"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22일 오전 KBS전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이 민주당 후보와 1대1로 붙는 선거를 치르자"며 "단일화된 후보가 민주당과 겨뤄야 해볼만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다가올 '조기 대선'의 구도를 가리켜 "지금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치고, 나머지를 다 합치면 80대20 정도가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비판으로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번 대선이 4대1까지 갈 선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금은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이 80%고, 이들이 민주당 후보만 쳐다보고 있지만 헌재 결정이 나면 전체 구도는 상당히 바뀔 수 있다"며 "국민의당도 내 마음 속에서는 (연대 대상에)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의 집권을 저지하는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성립이 중요하다고 보고, 자신도 바른정당 경선을 거쳐 공식 후보가 된다면 이의 형성에 진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반문 연대'가 형성되면, 지금의 '대세론'과는 관계없이 박빙의 승부로 대선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한 셈이다.

    자신이 '가짜 보수'라고 공박하고 탈당한 자유한국당 후보까지 연대의 대상으로 올리는 것은 "선거 공학이 아니냐"는 김태중 전북도민일보 전 편집국장의 질문에는 "김대중정권을 보면 DJ와 JP라는 극과 극에 있는 분들이 연대해서 정권을 창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벌 회장인 정몽준 전 대표와 극과 극이 단일화를 했다"며, 연대를 하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문재인, 9급 공무원이 청년 꿈인 세상 만들텐가"

    이처럼 '반문 연대' 성립의 중요성을 역설한 유승민 의원은 토론회 중 상당 시간을 할애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정책 비판에 할애했다. 평소 경제통을 자처하고 정책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유승민 의원이 이 부문에서 '문재인 저격수'를 자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의 '81만 개 공공 일자리 창출' 공약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은 "대한민국이 수십 년 동안 공무원을 해온 게 100만 명인데, 5년 동안 81만 개를 더 만든다?"라고 반문하며 "세금이 엄청나게 더 나오고 비효율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젊은 사람들의 꿈이 9급 공무원이 되는 나라가 성장할 수 있겠느냐"며 "공무원 80만 개를 더 만든다면 청년들이 고시에만 더 매달릴텐데 그건 나라가 발전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문재인 전 대표의 공약이 나라를 부도 위기의 그리스 꼴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청와대 집무공간 이전' 공약을 놓고서도 "경호실도 이전해야 하는데 일이 커지고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들 것"이라며 "전시행정"이라고 일소에 부쳤다. 대신 유승민 의원은 현재의 청와대 공간을 개방하는 것으로 충분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2일 같은 자리에서 공약한 '인사·예산에 있어서 전북 별도 권역 설정', 이른바 '전북 몫 찾기'에 대해서는 동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는 자신의 정치적 연고지인 대구·경북도 부산·울산·경남과 독립된 권역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은 "광주·전남·전북을 다 묶어서 하나로 하니, 광주·전남 위주로 많이 간다"며 "전북을 하나의 독립된 권역으로 인정하고 광주·전남과 분리해서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원이나 제주는 다 하나의 독립된 권역으로 중앙정부가 대접하지 않느냐"며 "전북을 따로 분리해서 대접해드리면 광주·전남에 비해 예산이나 공공기관 배치에서 홀대받을 일이 없을테니,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KBS전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 민간기업에는 수단 없어"

    이날 전북기협 초청토론회에서 제기된 전북 권역 현안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은 특히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것을 힘주어 강조했다.

    당장 '발등의 불'과 같은 지역 현안이 돼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제통으로서 원칙론을 지켰다.

    이는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취했던 태도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4일 같은 자리에서 열렸던 토론회에서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뒤, 곧장 군산으로 향해 범도민총궐기대회에 참여하기까지 했었다.

    유승민 의원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에서는 이미 군산조선소 도크를 가동 중단시키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 같더라"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에 거제도에 갔는데 전체 조선산업이 위기라,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공공연히 다들 알고 있다"며 "어지간하면 군산조선소를 살리겠는데, 쉽지가 않겠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군산조선소를 살리느냐 마느냐의 결정권은 현대중공업에 있고, 국가는 민간기업에는 수단이 없다"며 "국가는 이럴 때 새만금 쪽에 개발을 더한다거나 공항을 짓는다든지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무장관 무차관' 말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정운천 추어올려

    대신 만일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새만금과 관련해서는 특별회계를 편성하고 5년 임기 내에 민군복합 국제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반복해서 공약해, 전북도민들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려 애썼다.

    유승민 의원은 "나는 할 수 있는 약속만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새만금 특별회계를 만들어서 군산비행장을 확장해 민군이 같이 쓸 수 있는 국제공항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새만금의 경우에는 공항을 짓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제는 하늘길이 열려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7년째 완료되지 못하고 있는 매립과 관련해서는 "동서남북 도로 축만 깔고 아직 매립이 안 돼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매립이 안 된 부분을 매립까지 하겠다"며 "기업도 와서 땅이 보여야 투자할 마음이 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예산 외의 인사 홀대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이 권역 출신의 유일한 바른정당 의원으로 이날 공개홀에서 토론회 전 과정을 직접 현장에서 방청한 정운천 의원을 추어올리며, 전북에서의 인사 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심회무 뉴시스전북취재본부 보도국장의 "'무장관 무차관'이라는 말을 대구에서 정치하면서 한 번이라도 듣거나 써본 적이 있느냐"라는 '송곳 질문'에 유승민 의원은 다소 당혹해하면서 "대구에서는 써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정부 들어와서 TK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는데, 나도 TK지만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다"며 "전북은 총리를 5명이나 배출한 지역으로 '무장관 무차관'이라는 말이 나온다니 굉장히 가슴이 따갑고 책임감을 느끼는데, 그럴 일이 전혀 없고 인사·예산의 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전북 출신으로 농식품부장관을 지냈던 정운천 의원을 가리켜 "전북도민이 정운천 의원을 선출해줘 진심으로 감사하고, 정운천 의원이 우리와 뜻을 같이 해서 바른정당으로 온 것에 대해서도 동료들 모두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나 자신부터 전북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늘 정운천 의원에게 배우고, 앞으로도 모시고 잘하겠다"고 답해, 수권시 정운천 의원의 입각(入閣)을 통해 '무장관 무차관'이라는 말 자체를 없앨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