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당 등 야3당, 황 권한대행에 "특검요구 수용 안하면 직무유기" 주장
  • 우원식,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특검 연장과 관련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 우원식,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특검 연장과 관련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특검 연장"을 외치는 야당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의장 직권상정' 카드가 불발돼 사실상 특검 연장이 물 건너갔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22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머물고 있는 총리실로 집단으로 몰려가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세게 압박하는 등 과도한 정치공세의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우원식 의원 등 15명은 이날 오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실을 찾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거세게 요구하며 황 대행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황 대행이 규제개혁 국민토론회에 참석 차 자리를 비워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야당의 '막무가내'식 항의는 계속됐다.

    특히 이들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을 만나 특검연장 승인을 압박하기도 했다. 우원식 의원은 면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황 대행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특검의 연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 수사를 막는 직무유기에 해당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울러 조속한 시간안에 특검 연장을 승인 해야한다는 우리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총리실로 몰려간 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민주당 우원식 남인순 박홍근 유은혜 신동근 박범계 백혜련 이훈 박주민 김영호 의원, 국민의당 이용주 손금주 의원, 정의당 이정미 김종대 의원, 무소속 윤종오 의원 등.

    민주당은 이날 우병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법원을 맹비난하며 특검 연장을 거세게 요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미리 보는 탄핵심판' 토론회 축사를 통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소명부족이라고 한다"며 "국민이 법률을 위반한, 깨알 같고 피치 못할 작은 죄는 잘도 구속시킨다"고 법원을 비난했다.

    추 대표는 또 "대통령을 호가호위하며 공무원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직무감찰을 하라고 했더니 이를 빙자해 충분히 보장된 공무원 제도를 어지럽힌 장본인에 대해서는 법이 관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세균 의장은 여야 합의가 없으면 직권상정을 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야당이 정부서울청사로 몰려가 황 권한대행을 거세게 압박한 것을 두고 야당의 떼쓰기 정치행태가 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검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 합의 내지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등의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할 야당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집무실로 집단으로 몰려가 항의부터 하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는 비판이다.

    앞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당 민주주의 회복 TF 위원들은 이날부터 로텐더홀에서 황 대행의 특검수사 연장을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촛불집회 참석 등의 장외투쟁을 벌이던 제1야당이 이젠 "특검 연장"을 외치며 국회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현행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활동기한은 28일로 종료된다. 황 대행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황 권한대행은 야4당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관련 법률에 따라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도 미지수인 상태여서 사실상 특검 연장이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야당이 "특검 연장"의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