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혜영이 지난해 '갈매기'에 이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이혜영이 출연하는 연극 '메디아'는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중 한명인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그 현대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혜영은 타이틀롤인 '메디아' 역을 맡아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모든 것을 잃은 여자의 광기와 분노를 완벽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화로만 알고 있던 메디아를 이렇게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 살아온 저에게 이 역할을 만난 것은 일생 일대의 도전이다"라며 "메디아는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엄마로서, 배우로서 한 일생을 돌아보게 했다. 기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연극 '메디아'는 지난해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로 호평을 받은 헝가리 연출가 로버트 알폴티와 국립극단이 또 한 번 협업하며, 한 편의 시 같은 의상으로 사랑받아온 패션계의 거장 진태옥이 연극 의상에 처음 도전한다. 

    로버트 알포티 연출은 이번 무대에서도 각색와 연출을 맡았다. "메디아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이 관건"이라는 그는 인간이라면 한번쯤 느낄 수 있는 끝없는 고립감과 공포, 분노에 초점을 맞춰 메디아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낸다.

    진태옥 디자이너는 1993년 세계적인 프랑스 파리의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그는 영국 파이돈사 선정 '20세기를 빛낸 패션인 50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 이야기는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사랑한 남편 이아손에게 배신당한 메디아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다. 메디아는 자신을 버리고 이아손이 크레온 왕의 딸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느낀다. 크레온은 복수를 할까 두려워 메디아에게 추방을 명하고, 이아손은 용서를 빌기는커녕 자신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그녀를 질책한다.

    이웃나라의 왕 아이게우스는 메디아를 동정하며 도움이 필요할 경우 신변 보호를 약속하고, 메디아는 이아손을 죽이는 대신 그 주변 인물들을 살해함으로써 그를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메디아'는 이런 참극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한 개인의 분노뿐 아니라 사회적 무관심 역시 섬뜩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작에 비해 그 역할이 확대돼 등장하는 16명의 '코러스'는 메디아의 심경에 동조하다가도 때로는 비난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연극 '메디아'는 주인공 이혜영을 비롯해 남명렬(아이게우스 役), 하동준(이아손 役), 박완규(크레온 役), 손상규(사자 役) 등이 출연하며, 2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사진=뉴데일리 DB/ 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