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반기문 전 총장 조화 '눈길'...문재인-안희정 조문

  • 경남 김해에 마련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상 빈소에 친문(親文·친문재인)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권 여사의 모친이 96세의 노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문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전해철 최고위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이 가장 먼저 한걸음에 빈소로 달려왔다.

    25일에도 친문계 인사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이용섭 전 의원과 '문재인 키즈'로 불리는 김병관 최고위원이 빈소를 다녀갔다.

    앞서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민주당 이해찬 의원, 친문 인사인 민홍철 의원도 전날 장례식장을 방문해 권양숙 여사를 위로했다. 민 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비문' 인사로 분류됐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이 자신의 선거구로 편입되자 색을 달리했다.

    김세옥·염상국 두 명의 전 참여정부 경호실장도 얼굴을 비췄다. 이들은 문 전 대표의 자문단인 '민주정부 10년'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이날 조용히 장례를 치르길 원하는 유족 뜻에도 불구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정세균 국회의장과 행정자치부 홍윤식 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빈소를 다녀갔다.

    정 의장은 조문을 마친뒤 "고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사님과 오랫동안 함께 했으니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자 들렀다"며 "조문객이 많이 슬퍼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권양숙 여사 모친 장례식장에 붙여진 정치인들 조화 명단.ⓒ우승준 기자
    ▲ 권양숙 여사 모친 장례식장에 붙여진 정치인들 조화 명단.ⓒ우승준 기자

    빈소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조화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경남지사,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도 조화나 근조기를 보냈다. 

    앞서 유가족 측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권 여사는 상을 당한 한 사람의 심정으로, 한 가족으로 이번 상을 조용히 치르고 싶어한다"며 "부의금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조용한 장례식 협조를 당부했다.

    전날부터 이틀간 빈소를 찾은 대부분의 정치 인사들은 참여정부 출신의 친문계 인사들이었다. 

    반면 참여정부의 또 다른 공신세력인 친안(親安·친안희정)계의 모습은 장례식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25일 오후 안 지사 측근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만 모습을 비췄을 뿐이다.

    그 외에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지사를 돕고 있는 정재호·조승래 의원 등과 이병완 전 비서실장, 윤태영 전 대변인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은 빈소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안희정 지사는 이날 오후 9시 35분쯤 부인 민주원 씨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안 지사는 "여사님 혼자 남으셔서 위로해 드리려고 방문했다"며 "돌아가신 할머님께 좋은 곳에 가시길 기도드렸다"고 조문 배경을 설명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문 전 대표도 이날 오후 부인 김정숙 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권 여사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