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가위기상황”...“촛불 옆에서 곁불 쬐는 정치꾼들 물러가라”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육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공준표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육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공준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 만료일인 3월13일 이전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국회 탄핵소추과정의 위헌성과 헌재의 졸속 심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태극기집회 및 행진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존재는 예비역 장교단이다.

    육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갑종장교, ROTC, 해병대, 특수전여단 출신 예비역 장교들은 매주 토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대통령 탄핵기각 태극기집회’에 정복을 입고 참가해, 시민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태극기집회 도심행진에서, 각 군별 깃발을 든 예비역 장교 기수단의 모습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만큼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세대, 고려대 구국동지회를 비롯 전국의 유명 고등학교 동문들도 별도 그룹을 만들어 태극기 대열에 동참하면서, 깃발의 종류와 형태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진행한 14차 태극기집회에도, 군(軍)과 대학이름을 앞에 내건 구국(애국)동지회 깃발이 나부꼈다.

  • 예비역 장교들은 ‘육사 29기’, ‘해사 19’기 등 각 기수의 깃발을 들고 나와 태극기집회 대열에 합류했다.

    태극기집회에 참가한 육사 29기 출신 정모씨는 “지금은 국가 위기 상황이다. 북한과 연결된 사람들이 촛불을 주도하고 있다. 잘못하면 이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석 배경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해사 16기 퇴역 장교도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왔다”며, “대통령 탄핵사태가 안보 위기 상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해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공준표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해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공준표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해병대 전우회. ⓒ뉴데일리 공준표
    ▲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14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해병대 전우회. ⓒ뉴데일리 공준표

    이두호 사관학교 총구국동지회 회장은 각 군이 의기투합해 작성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만큼, 헌법재판소가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견해가 담겼다. 

    이 회장은 이른바 '촛불 민심'을 앞세워, 헌재에 조속한 탄핵 인용을 압박하고 있는 야권을 향해 "대선주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든 국민이 자기를 지지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해선 안 된다. 헌재와 국민을 압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여야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현재 공석인 헌재소장 자리를 하루 빨리 채울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임 헌재소장을 승계할 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 헌법재판관 9명을 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공석인 재판관을 조속히 임명해, 공정 판결의 구조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호 회장은,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사드배치 재검토' 논의가 이뤄지고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탄핵이 인용된다면 사드배치 등 안보불안을 야기할 것이고, 이는 결국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고려대, 연세대 구국동지회 회원들. ⓒ뉴데일리 이기륭
    ▲ 고려대, 연세대 구국동지회 회원들. ⓒ뉴데일리 이기륭


    고려대와 연세대 동문으로 구성된 ‘구국동지회’ 회원들도 태극기를 들고 나와 '대통령 탄핵 기각' 함성에 힘을 실었다.

    고려대·연세대 구국동지회는 "헌법재판소는, 엄동설한에도 태극기 물결에 동참해 '정의로운 재판'을 외치고 있는 천만 시민의 우국충정을 결코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구국동지회는 "만일 헌재가 천만 태극기 민심을 무시하고 왜곡된 판단을 내린다면, 헌재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광화문 촛불’을 앞세운 정치권과 언론의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 판단을 당부했다.

    이들은 언론과 박영수 특검, 국회를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피땀 흘려 건설한 대한민국을 전복하기 위해 진실을 호도하고 사실을 왜곡하며 선량한 국민들을 속이는 거짓 언론과 정치 검찰을 이 땅에서 몰아낼 것이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 민생을 팽개치는 촛불 옆에서 곁불이나 쬐며 대권에만 관심 갖는 하루살이 정치인을 강력하게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