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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룰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대표가 모바일 투표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천정배 전 대표도 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흥행 등의 이유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처럼 각 후보 측이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당초 오는 28일까지 합의된 룰을 완성하겠다는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학규 전 대표는 모바일 투표의 배제와 100% 현장 투표를 통한 후보 선출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미리 선거인단을 구성하지 않고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처럼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 순회경선의 횟수를 10회 이상으로 잡고 애초 계획에서 경선 기간을 좀 더 연장해 결과적으로 후보 선출일 연기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24일 천안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전국지역위원장 연수 행사에서 "최대한 캠페인의 숫자와 기간을 늘리고 역동성을 늘릴 때 당 전체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이고 당의 사이즈를 키우는 일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손학규 전 대표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 적극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강한 조직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당 지도부의 지방일정에 빠지지 않고 동참하면서 현지의 세력 키우기에 전념하는 모습도 보인다.
또한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現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로 패배했던 기억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룰은 완전국민참여경선제를 기반으로 모바일·인터넷·현장투표 모두 1인 1표를 인정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전체 선거인단 약 108만 명 중 모바일이 91만 명으로 구성되면서 사실상 정치 신인이던 문재인 후보가 과반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른바 '모발심'으로 불린 모바일 민심을 중심으로한 친노(親盧)·친문(親文)의 강한 조직력은 지난해 8·27 전당대회에서도 친문 지도부를 구성하며 여실히 드러났다.
손학규 전 대표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안철수 강세'인 국민의당에서 모바일 투표를 반대하고 오프라인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20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 대의원 선거에선 제가 압도적으로 이겼는데 모바일 선거에서 졌다"면서 '모발심'을 상기하기도 했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모바일 투표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도 손학규 전 대표의 강한 반대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100% 현장 투표는 폐쇄적에 '올드'한 느낌이 강한만큼 신생정당에 '새정치'를 표방하는 국민의당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은 앞서 경선 룰의 조건으로 본선 경쟁력과 민심과 당심의 정확한 반영, 흥행성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투표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되, 손학규 전 대표 측이 문제 삼고 있는 투표의 비밀성 등을 보완해 공정성 시비를 피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