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통신'식 무책임 주장 논란 "민주당 진상규명 및 징계" 요구
  •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친문(親文)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정남 살인자'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근거 없는 '카더라'식 발언일 뿐만 아니라 북한 김정은 정권을 두둔하는 부적절한 주장으로, 김 의원을 즉각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병기 의원의 발언은 카더라 통신이다. 김정남이 살해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알지도 못하더라"며 "(김 의원이) 북에 동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이 죽으니 굉장히 불쌍하게 여기거나 심지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김정남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김정남을 비난했다.

    특히 김 의원은 "북한에서 자신의 말을 안 듣는다고 사람을 때려 살해한 적이 있다"며 "사생활도 별로 깨끗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확히 누구를 살해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 너무 자세한 건 묻지 말아달라"며 "다만 북한 내에서 살인을 한 전력이 있다"고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김 의원은 또 "김정남의 암살 방법은 세계 독살사에 남을 정도로 매우 창의적이었다"며 "공항에서 암살하는 방식은 매우 대담했다"고 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표에 의해 영입된 김병기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親文) 인사로, 한때 국정원 인사처장을 지낸 바 있다.

    대표적인 북한인권 운동가 출신인 하태경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병기 의원에게 같은 당 박경미 대변인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드린다"며 "'인두겁을 썼다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다', 어떻게 인두겁을 쓰고 암살 당한 김정남에게 북에서 사람 때려 죽인 적이 있다며 죽어도 싸다는 식으로 평가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하 의원은 "얼마전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의 암살을 두둔하는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문 후보가 영입한 김 의원은 '북한의 김정남 암살은 살인자 김정남 응징'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주변 온통 이렇게 북한을 비호하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이 넘쳐나니 문 후보의 안보관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캠프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우리가 김정은의 이복형을 죽인 것에 대해서 솔직히 비난만 할 수 있는 그런 처지는 아니다.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으니까"라고 주장해 '북한 정권 두둔' 파장을 일으켰다.

    하 의원은 김병기 의원의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진상규명 및 징계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병기 의원이 북한의 역정보 공작에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하 의원을 설명이다.

    하 의원은 나아가 김 의원에게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김정남 두번 죽인 행위에 대해 김정남 가족에게 공개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