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는 ‘북조선 고위 간부로부터’ 감사 편지, 성명, 연락처만 실려 있어
  • ▲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김한솔 영상'의 한 장면. 자신의 북한 여권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김한솔 영상'의 한 장면. 자신의 북한 여권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유튜브 관련영상 캡쳐


    지난 7일 유튜브에 뜬 동영상 하나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에 의해 암살당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이 나와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40초 남짓한 영상은 이미 13만 회 이상 재생됐고, 세계 언론들은 ‘김한솔 동영상’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는 현재 1장짜리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과 소개 글을 올려놓은 상태다.

    ‘천리마 민방위’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면서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고 밝혔다.

    ‘천리마 민방위’는 이어 “김정남 가족의 현 행방이나 탈출 과정에 대한 사항은 이 이상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 또한 북조선 체계 안에서 지원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천리마 민방위’는 한반도를 담당하고 있는 엠브레흐츠 네덜란드 대사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한 뒤 “이번 인도적 대피 요청을 사절한 몇 정부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천리마 민방위’는 자신들을 소개한 글에서 “어느 나라에 계시던지 탈출을 원하시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은 울가 지켜 드리겠다”면서 “여러 북조선 사람을 벌써 도와 온 우리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북조선 고위 간부로부터’라는 글도 싣고 있다. 해외에 나온 북한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단어가 ‘탈출’이라는 설명이었다. 심지어 해외 파견 대표단을 점검하러 나온 검열단 간부들도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의 글 가운데는 “죽음의 끝까지 예감했던 아득한 탈출 악몽이 단 몇 시간 만에 이루어진 것은 실로 나의 기적이기 전에 당신들의 기적이고 은혜였다”는 대목이 있어 이미 탈북에 성공한 사람으로 추정됐다.

  • ▲ '김한솔'과 그 가족의 탈출을 도왔다는 '천리마 민방위'의 홈페이지. ⓒ천리마 민방위 홈페이지 캡쳐
    ▲ '김한솔'과 그 가족의 탈출을 도왔다는 '천리마 민방위'의 홈페이지. ⓒ천리마 민방위 홈페이지 캡쳐


    ‘천리마 민방위’는 이와 함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연락처를 이용해 주시면 된다”면서 ‘CCDprotection@protonmail.com’라는 이메일 주소를 남겨놓았다. 또한 자신들의 활동자금을 후원받는다며 비트코인 계정도 남겼다.

    김한솔이 등장한 동영상이 퍼지고, 이것이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가 해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통일부 또한 들어본 적이 없는 단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나마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은 한글 사용법 정도. 현재 한국이나 북한에서 쓰는 표현과 조금 다른 부분이 보이고, 외국어 표기에서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이들이 누군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펼쳐 왔는지 추정하기가 어렵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들이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