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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핵포럼을 개최하면서 "사드 배치는 임시방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유철 의원은 9일 오전 '북핵 대응을 위한 전술핵 재배치와 한국형 핵무장의 필요성' 토론회를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원 의원은 "근본적인 안보 대책은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에 맞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것"이라며 "핵을 핵으로 억지하는 것이 가장 낫기 때문에 우리도 전술핵 배치, 한국형 핵무장 등으로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엄중한 시기에 야당의 대선주자들은 사드 배치를 다음 정권으로 미루자 하고 보류하자 한다"면서 "안보에 이번 정권, 다음 정권이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사드는 요격체계로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 막는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사드는 사거리가 200km 수준으로, 1기로는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다. 확실한 핵억지력을 위해서는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자리에는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핵 무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 원장, 송대성 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서균렬 서울대학교 핵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먼저 김태우 원장은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는 결과는 당연하지만 안보주권을 대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핵 무장은 언젠가 가야 할 길일 수 있기 때문에 잠재력을 충분히 키워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경제가 망가지고 한·미 동맹이 망가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압박하는 핵 무장은 피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스라엘식 불확실 전략 등 여러 전략을 활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대성 교수는 "북한의 핵 무장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런 논의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핵이 완성되기 전에는 완성을 막기 위해 지성을 다하는 전략을 활용해야하지만 이미 이 전략에 안 맞는 부분도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대한민국 역시 북한의 핵이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하므로, 대응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어 "야당에서 왜 정부가 서두르면서 속도전을 하냐는 말도 있는데, 2013년 3차 북한 핵 실험을 했을 때 사드 배치를 해치웠어야 속도전"이라며 "지금 하는 대응은 거북이전"이라고 했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핵 없는 세상'기조를 우리 정부가 마냥 따라가다 사드 배치가 뒤늦게 추진됐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어느 국가도 안보일정을 정치일정에 맞추는 나라는 없다"고도 했다.
핵 기계공학 박사로 기술 분야에 정통한 서균렬 교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그는 핵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고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전제한 뒤 "기술은 있다. 필요한 건 화술이고 입술"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핵무기 보유는 기술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아궁이(기폭장치 등 외부 구성품)와 연탄(농축우라늄 혹은 플루토늄)이 필요한데, 정 딴죽을 걸면 아궁이만 만들겠다고 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PT를 빠져나오지 않으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우회적 수단을 여럿 활용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핵무기는 방패로 막을 수 없는 유일한 창"이라며 "미국이 가지니까 소련, 소련이 가지니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등 연쇄적으로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우리 나라가 태평한 건 미국이라는 큰형님이 계셔서이지만, B-52 폭격기가 날씨가 궂을 때 비행을 못하는 등 한계도 있다"면서 "우리가 핵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과 미국 형님이 갖고 있다고 하는 것은 말발부터가 다르다"이라고 답답해했다.
토론을 참관한 윤상직 의원은 "중국 측의 경제재제를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의 90%가 중국이 필요하거나 제3국 수출을 위해 필요한 부품소재"라면서 "중국에 투자하고 고용하는 부분도 크다"고 설명했다.
토론회를 마친 뒤 원유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탄핵 인용 여부가 발표되고 나면 동료 의원들과 함께 핵보유 관련 결의안을 작성하는 등 행동에 나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진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김성찬·김순례·백승주·송희경·윤상직·윤종필·이완영·김규환·정유섭·김성태·이만희·정종섭·신상진·송석준 의원이 참석했다.